제주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든, 매년마다 제주의 여러 모습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행으로든 일로든 제주도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들 중에는 이런 과정을 그저 여행지의 발전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고, 더 민감하게 내 집의 변화처럼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918,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서 만난 메타플랜의 전용포 대표는 그 후자에 속했다.

 

 5월에 이어 9월에도 제주다움프로그램에 참여중인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부터, “저는 다른 얘기보다도 제주다움, 이 제주라는 땅과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말할 만큼 그의 머릿속은 이미 제주로 가득 차 있었다. 제주라는 공간에 새겨진 추억들, 그리고 따뜻한 만남들 때문에 제주를 좋아하게 되고 제주를 계속 찾게 되었던 나이기에, 전용포 대표와 이야기 나누는 내내 맞아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 제주와의 고리

 

중국, 대만 회사와의 교류와 관련해서 인터뷰 중인 전용포 대표 중국 항주 / 20173

 


전용포 안녕하세요. 메타플랜 대표 전용포입니다. 일단 저희 회사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상업공간이나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건축, 환경, 공간 브랜딩 전문 스튜디오입니다. ‘메타플랜의 메타-는 접두사로, 무엇인가를 뛰어넘은, 초월함을 의미해요. 뛰어넘는 기획, 그리고 영역을 규정짓지 않는 넓은 영역을 다룬다는 뜻이죠. 실질적으로 저희가 하는 일도 가장 큰 부분이 공간이기는 하지만, 제품도 다루고 그래픽 작업이나 컨설팅을 하는 등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지금은 제주의 특별한 지역문화를 살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잊혀져가는 제주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구상중이에요. 다양한 분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인 그림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공유공간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지난 5월에 제주다움에 오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어요. 당시에 얘기가 진행 중인 제주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중국 클라이언트의 리조트 개발 건이었는데, 물론 돈을 벌 생각만 한다면 고민 없이 해야겠지만, 컨셉이나 방향이 제주와 너무 맞지 않았어요. 한국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중국 내국인들만을 위한 공간이었어요. 이걸 과연 내가 해야 될까? 그런 고민들을 많이 하던 차에 지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다움을 알게 되었어요.

 

 제주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었고, 이번 기회에 일단 제주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해보자, 그리고 제주는 제주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더 배워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5월 제주다움신청 공고를 보자마자 지원서를 써서 바로 제출했죠.



5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제주 다랑쉬 오름 / 5

 


 그렇게 그는 제주에 왔다. 하지만 결국 그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에 가보고 얘기도 들어보고, 협의를 진행하다가 메타플랜이 갖고 있는 취지 그리고 제주라는 공간과 맞지 않아서 거부했다는 말에, 제주에 대한 그의 생각이 이전부터 남달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제주에 있는 동안 또 다른 만남, 프로젝트는 없었을까.

 

전용포 그때 바로 직접적으로 생긴 것은 아니었고. 제가 이런 일을 한다, 발표도 하고 소개도 하고 하다보니까, 네트워킹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어요. 외주민이 와서 사업을 차리신 분도, 제주 출신이신분도 있었어요. 그분들을 만나서 네트워킹을 하고, 서로 하는 일에 대해서 교류도 하고. 그렇게 몇몇 업체와는 같이 일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곳 센터 입주업체 제주달리에서 진행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있었는데, 수산물 외판장을 문화공간으로 다시 개발하는 사업이었어요. 그 프로젝트가 문화콘텐츠 개발 사업에 선정이 되어서, 그때 저희와 기획이 얘기 되었고,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는 분명 어떠한 프로젝트가 있어 제주를 오게 되었지만, 일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제주와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9월에 머무르는 동안, 김만덕 기념관에서 주최하는 나눔 큰잔치에 공간 구성으로 참여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매타플랜 전용포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9

 

 

전용포 ‘나눔 큰잔치는 제주다움을 통해 만난 이민정 작가님과 교류를 하다가, 작가님의 제안으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사실 이런 행사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더 즐겁고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희를 불러주셨고, 작가님의 포부나 뜻하는 바가 저희와 잘 맞아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처음 9월 계획에 이 행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미 다른 계획들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합류하기란 분명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일로서가 아닌 이 행사의 방향에 큰 긍정을 표했다.

 

전용포 저는 오히려 이런 일이 더 즐거워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돕는 거잖아요. 보통 하는 일은, 구성하고 설치하고 정해진 기간이 되면 딱 철거하고, 그렇게 끝인데. 이건 각자가 가진 방법으로 나눔을 담아내는, 그리고 행사 당일에 모두가 나눔을 받을 수 있는 행사잖아요. 돈이 되고 안 되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의미를 담기 위해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좋아요.

 


 

# 제주를 제주답게

 

 5월 체류자였던 그는 제주에 4개월 만에 재방문한 셈이다. 이번에는 어떤 계획을 안고 왔는지를 묻자, 그는 인터뷰를 시작 할 때 꺼냈던 제주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었다.

 

전용포 아까 얘기 드렸듯이 제주다움 출신들이 모여서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그것을 영상이든 그래픽이든 공간이든 제품이든, 어떠한 형상으로 표출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안고 왔어요. 당연히 주제에는 제주가 묻어 있어야 되겠죠. 그리고 나아가서는 제주다움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던지, 앞으로 더 넓게 펼쳐질 제주다움의 이야기들을 위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제주를 둘러보고 대화도 나누고 싶었어요.

 

 

벽면에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있는 전용포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체류존 / 5

 

 저는 2017년도에 이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 모두가 내년에도 계속 교류를 하면서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거쳐 간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 안에 녹아들어서, 자신만의 것들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러면서 같이 행복해지는 그런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이 프로그램 안에서 만난 분들을 보면 진짜 엄청난 인력들이에요. 서울에만 있었으면 옷깃조차 스치지 않을 사람들인데, 이곳에서 인연이 생기고 연결고리가 되었으니 이걸 충분히 잘 살려보고 싶어요. 어떤 실리를 추구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그냥 기쁘게 자신의 무엇인가를 선뜻 나눌 수 있는, 그런 형태로요.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과의 대화에서도 항상 나왔던 이야기, ‘내가 이곳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전용포 대표를 포함해서 그들 모두가 이미 제주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제주의 색채가 담긴 것이 아닐까. 혹시 서울이었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에, 만남에, 공간에, 내가 가진 무엇인가를 선뜻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른다고, 찾는다고 바로 만나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런데 이들은 제주라는 이름 하나로 자연스레 연결 된 것이다.

 

전용포 환경이 사람들을 많이 바꿔놓죠. 제주라는 곳이 더 마음을 쓰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더더욱, 제주는 무분별하게 개발하면 안 되는 곳인 것 같아요. 지금 공공디자인이나 도시재생이 화두잖아요. 제주에도 이미 그런 분위기가 확장 되고 있어요. 제주를 더 제주답게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 제주시만 하더라도, 칠성로나 산지천 쪽을 보면 그냥 서울처럼 비슷하게 만들어졌어요. 더 많은 곳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고, 그래서 또 어떤 곳은 텅텅 비게 되고. 월정리만 해도, 예전에는 카페 하나만 있고 정말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이제는 풍경이 가려질 정도로 건물들이 가득 들어섰고, 또 어딘가에서는 먹거리타운을 만들고 있고.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라도 규제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관광도시라는 이유로 너무 발전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요, 준비되지 않은 변화랄까라는 나의 말에, 이번에는 그가 강한 긍정을 표했다.

 

전용포 맞아요. ‘준비되지 않은변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는데, 갑작스런 도시재생의 파동으로, 너무 급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그런 것들을 제가 바꿀 수는 없지만, 이랬으면 좋겠다는 대안을 제시해주던가, 그런 부분에 있어 모두가 생각해볼 수 있게 무엇인가를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제주다움 참여자들이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주를, 제주답게.

 


# 제주다운 제주

 

 사실 도시재생도 공공디자인도, 내게는 그다지 친숙한 단어는 아니었다. 그래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기도 했었다. 조금 더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그에게도 그 질문을 던졌다.

 

전용포 ‘공공디자인은 말 그대로 공공으로 쓰는 공원이나 도서관, 신호등, 교통표지판 등을 구성하는 디자인이에요. ‘도시재생이라는 것은 최근에 많이 쓰이는 말인데, 공공디자인과 같은 말이기도 해요. 요즘 화두가 옛것을 다시 재탄생시키는 그런 과정이기 때문에 그래서 도시재생이라는 용어를 쓰는 거예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몇 십 년 전부터 도시재생을 해왔는데, 그걸 경험했던 분들이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논문을 쓰고, 전파하고, 그렇게 되면서 슬슬 이런 운동이 생겨난 거죠. 서울 역사라던가, 최근에는 서울로’, 그런 것들이 다 도시재생이에요. 이제 제주에서도 많이 진행되고 있고요.

 

 유휴 공간, 버려진 공간. 쓸데없는 공간 또는 관심 없던 공간을 다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게 근데 공간만 살리는 게 아니라 거기 안에서 일어나는 문화, 커뮤니티에 대한 부분도 포함하는 거죠. 그래서 이 지역 자체가 윤택해지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요즘 사회 문제들 많잖아요. 노령인구가 많아지고, 출산율이 저하되고, 제주 같은 경우 육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현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울로 다 올라가려고 하고, 그런 지역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도시재생의 중점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까지 포괄적으로 고민하고 그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를 하고 해야 되는데, 자칫 잘못하면 보여주기 식 도시재생이 될 수 있어 염려가 많이 되요.

 


공공디자인도시재생의 사전적 의미


 

 제주를 제주답게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또 제주만의 문화 제주다운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지, 그런 그의 고민들만 보더라도 그는 한 발자국이 아닌 몸 전체가 이미 제주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남은 2주 동안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물었다. 어디에 가서 어떤 풍경을 보는 등 쉬는 것에 대한 답변을 예상했지만, 그의 대답은 여전히 제주다움이었다.

 

전용포 요즘에는 정말 제주다운 게 무엇일까? 생각하며 제주만의 패턴을 찾고 있어요. 자연 현상이나, 어떤 풍경들을 봤을 때 분명히 패턴화 시킬 수 있는 게 있거든요. 그 패턴을 봤을 때 제주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이런 것들을 기본으로 해서 제품을 만들면 좋겠다, 아니면 제주에서 나오는 재질을 가지고 무엇인가 만들어본다던가.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나는 매일 차고 다니는 현무암 팔찌를 보여주며, 이걸 발견했을 때 너무도 반가웠었던 이야기를 했다. 제주는 매력적인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그걸 표현해 낸 무엇인가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전용포 그래서 이런 걸 하려면 제주 도민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요. 진짜 제주도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는 사람, 우리 취지와 잘 맞는 사람. 그런 사람과의 교류도 필요하고. 그리고 제주에서 생산하고 계시는 분들과의 교류도 많이 필요해요 그런 게 가능해지면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도 되고, 지역 주민들과 협업을 해서 조합을 이루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도 했어요. 이곳 제주와, 제주다움으로 제주를 찾아온 저희가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머물면서 한 번쯤 했던 생각들이고,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는 오로지 그 부분만을 위해 제주를 찾아왔다는 것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전용포 예전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이 있는데, 처음(5)에는 진짜 안 믿었거든요. 한 달인데 그냥 놀다가야지. 그런데 와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거에요. 그리고 같이 온 멤버들도 너무 좋으시고. 다들 워낙 열정적으로 하셨고. 이건 허투루 넘어갈게 아니라는 것을 그때 이미 확신했습니다.

 

 

제주다움 4, 5월 참여자들의 연합 네트워킹

 


 아래는 전용포 대표의 페이스북 타임라인 글 일부 (20176)

 

 처음엔 반신반의였다.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살게 해 주겠다고?" 페북을 보다 우연히 한 페친의 타임라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략)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과 다양한 사고를 공유할 수 있었고, 내가 품었던 모호한 방향성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 심지어. 제주에서의 사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킹을 통해 모든 것을 자유에 맡기고, 그 자유 속에서 만들어지는 연결점을 찾고, 그것을 연결하는 것이 센터의 실험적인 취지였기 때문이다. 도외 지역의 기업, 또는 창업자. 스타트업들이 제주지역문화와 환경을 체험하고, 제주도의 여러 업체들과 업무제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것이 핵심이다. 단지 디지털 노마드를 경험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또 다른 연결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연결점들이(제주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지속적인 교류와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체류를 하면서 처음과는 다른 태도로 점점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사명감마저 들었다.

 


# 환기, 동기부여, 변화의 제주

 

 이번 달에는 전용포 대표 혼자가 아니었다. 함께 온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제주가 어떠한지 들어보고 싶었다. J-SPACE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던 메타플랜 팀장 황윤기 님을 붙잡아,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메타플랜의 황윤기 팀장()과 전용포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

 


황윤기 사실 지금 저희 회사가 새로운 정의를 해야 할 때에요. 저희 쪽 일이 좀 복잡한데, 항상 여러 회사 여러 사람들과의 협업을 해야만 하거든요. 이제 시대의 흐름도 많이 변했고, 그만큼 저희가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하려면 환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환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대표님한테 들었던 이곳이었어요.

 

 1인 기업이든 2인 기업이든 잘나가든 기업이든, 다른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환경을 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이곳에 와서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보며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건축일은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소통이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모두가 다들 어려워하는데, 저희는 그걸 깨뜨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당연히 저희가 변화 돼야만 하겠죠. 저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그런 장치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이제 2주가 조금 넘게 흘렀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메타플랜 황윤기 팀장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9


 

황윤기 하던 일을 그대로 가져와 하는 것으로만 본다면 효율성은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과정으로 본다면, 다음 행로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으로서 성공적인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일이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려요. 몇 년을 하는 일도 있고 그래서 과정이 항상 중요해요. 지금 디자인한 게 3년 뒤에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명 지금 그 환경 속에 있고요.

 

 막혀 있던 생각들이 자연스레 환기되는 곳, 다음 과정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는 곳,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 결국 제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곳이 아닐까.

 

 늘 그랬듯이, 마지막에는 두 사람 모두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했다. 제주에 와서 무엇이 가장 좋았는지.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머물고 있는 황윤기 님은, ‘함께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에 대해서 얘기했고.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전용포 님은, ‘만남을 통해 자신이 변화되는 느낌이 참 좋다고 답했다. 아름답고 소중한 풍경과, 특별하고 따뜻한 만남, 제주하면 떠오르는 소중한 순간들이다. 그만큼 모두에게 의미 있게 자리 잡은 이 제주가, 앞으로도 계속 제주다운 제주, 제주스러운 제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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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11,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서 공유한국의 오선미 대표를 만났다. 그녀와는 7월에도 제주다움프로그램에서 만났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기회가 되어 제주에 왔다고 하기에, 제주에서의 두 번째 달은 어떤 느낌인지 또 이곳에서의 업무는 어떻게 진행 되어 가는지 자세히 듣고 싶었다. 7월에도 지금도 제주의 이곳저곳을 열심히 영상에 담으며 중국에 알리고 있는 공유한국, 이 회사가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먼저 들어보기로 했다.



# 한국을 공유하다


영상 콘텐츠 촬영 중인 공유한국춘천 / 2016

 


오선미 대학 졸업 후 중국에서 4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온라인쇼핑 관련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관련 경력 10년차가 되었더라고요. 지난 10년간 가까이에서 중소상공인들을 만나면서 내수시장 침체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 결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었어요. 대기업에 판로를 뺏기거나 자금이 없어서 쓰러지고 있다는 현실을 자연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중국관광객이 눈에 들어왔어요. 쓰러지는 한국의 중소상인과 늘어나는 중국 개별여행객의 연결고리를 찾고, 저질 한국관광 상품 및 여행을 개선하고 진짜 한국을 알릴 기회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창업을 했습니다.

 

 공유한국은 한국을 공유하다라는 의미로, 방한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진짜 한국을 알리고 싶어서 창업한 회사에요. 한국의 여러 장소(업체) 및 제품 등을 한국/중국에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여행과 관련하여 제작한 영상들은 중국 온라인사이트 3곳과 중국 온라인 블로그에 포스팅 하고 있어요.



오선미 대표가 간략하게 정리한, 지금의 공유한국

 


 그녀는 중국 관광객이 많은 제주에 오기 전에도 이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개인적으로 중국어에 대한 질문을 자주 했을 때도, 아무런 막힘없이 설명해줄 정도로 중국어에 능숙했다. 함께 일하는 배명옥 님(중국업무 총괄팀장)도 한국말이 굉장히 능숙하지만 분명 중국사람. 이 정도면 분명 중국과의 어떤 인연이 있지 않았을까.

 


# 중국과의 긴 인연

 

오선미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저는 어려서부터 사업에 대한 마인드가 있어서, 대학은 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상고에 들어갔어요. 3때 취업을 해서 나쁘지 않은 회사를 다녔는데, 대학을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그 당시 사회의 현실과 적나라하게 마주했어요. 그래서 회사를 1년 정도 다니다가 관두고, 다시 공부해서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제 성격상, 20대의 목표는 많은 경험과 도전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것이 아닌 같은 업무가 계속 반복되다보니 조금 지루해졌어요. 내가 영어를 못하니까 차라리 이번 기회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나 갈까 싶었는데, 친구가 ‘10년을 해도 안 되던 영어가 필리핀 간다고 되겠냐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러 중국으로 오라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바로 중국으로 넘어 갔죠.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하고, 바로 서울로 오려다가 또 한 번 친구의 제안으로 중국에서 취직까지 하게 되었어요.

 

 친구의 제안 하나로 바로 방향을 틀거나, 어떠한 결정을 바로 내리는 모습에 오선미 대표의 스타일이 확연히 담겨 있었다. 그녀는 경험과 도전이라는 목표를 망설임 없이 그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오선미 그곳에서 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친구에게 제안이 왔어요. 그 친구가 델 컴퓨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 동네도 깨끗하고 일하기도 좋다며 면접을 보라고 했죠. 그래서 바로 제가 들어가게 될 팀의 과장에게 전화 면접을 보게 되었어요. 갑자기 전화로 저한테 아무거나 팔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당당히 팔게 없는데요?” 라고 했어요. 그래도 아무거나 보이는 것을 팔아 보라고 하기에, 눈앞에 있는 DVD 플레이어에 대해 설명을 했어요. 그때의 답변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과장과 친구의 추천으로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처음 일을 시작 할 때 그곳의 부장이 저한테 여기는 100m 달리기 속도로 마라톤을 하는 곳이에요. 그걸 할 수 있겠어요?” 라고 물었는데, 저는 너무도 당당하게 재밌겠는데요? 좋은데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나요. 다행히 일에 금방 적응을 해서 금방 자리를 잡았고, 1년 반 동안 일을 했어요. 명옥씨도 그곳에서 만났고요. 그런데 제가기관지가 많이 안 좋아져서, 회복을 위해 3 7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오선미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일단 자본 없이 시작 할 수 있었던 온라인 창업에 뛰어 들었어요.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렸고, 성공한 창업 선배로 특강을 하러 갔다가 강의를 잘 한다는 평을 들어 한동안 온라인 창업 강의를 하기도 했어요. 강의만 하면서 생활을 하다가 건강 상태 때문에 강의도 접고, 백수로 있을 수는 없어서 대학원(온라인쇼핑 MBA 과정)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쭉 온라인 관련 일을 이어온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을 때 중국 관련 업체에서 일을 하던 동생이, ‘중국 마케팅 관련해서 제대로 된 전문가가 없다며 언니가 하면 잘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고, 그렇게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좀 스토리가 길죠?


 확실히 그녀는 중국과의 인연이 깊었다. 중국에서의 경험들이 바탕이 된 덕분에 그만큼 제주에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그들과의 교류가 이루어져야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름 그대로의 공유한국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서울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을 꾸려가던 그녀가,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 진짜 한국, 제대로 된 여행

 

오선미 중국 마케팅을 누군가 알려준게 아니다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한국 온라인에서 하던 데로 중국에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걸 어떻게 접근하지 생각하다가, 한국 여행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영상제작과 함께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걸 1년 동안 했을 때, 직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그동안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였고, 이제 진짜 비즈니스를 하자고. 그동안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중국 사람들에게 뭐가 필요할까? 고민을 하다가, 쇼핑에 치우쳐져있는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에 도움이 될 만한 효율적인 아이템을 생각해냈어요.

 

 선물을 사는 것에 시간을 다 소비하고 돌아가는 그들의 여행을 더 여행답게 해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어요. 혹시 같은 방식으로 하는 곳이 있나 조사하다보니, 중국에 샤먼이라는 섬(제주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섬)에서 이런 시스템으로 이미 일을 시작했고,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어요. 중국에 분명 이러한 니즈가 있으니 이걸 제주에서 하면 좋겠다! 그때 처음 제주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제주에 머물면서 더 조사하고 구체화시켜보면 좋겠다, 또 제주 현장을 돌아다니며 촬영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 그렇게 제주다움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7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김녕 해수욕장 / 2017

 


 7월 한 달 동안 제주에 머물렀던 일이, 그녀가 갖고 있던 아이템에 크게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발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배명옥 님과 함께 다시 이곳 제주로 돌아왔다.


오선미 7월에 제주다움을 하면서 가능성을 봤어요. 제 비즈니스가 이곳에 적합하다는 확신이 들었죠. 8월에는 서울에서 자료들을 정리했고, 제주에서 인프라를 구축해야겠다 싶어서 다시 신청하게 되었어요. 8월에는 이곳(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피칭데이에도 참여했어요. 제 사업 아이템에 대해 발표했고, 감사하게도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이 돼서 91일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 기업이 되었어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 한 것 같아요.



8피칭데이에서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는 오선미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 제주에서, 카페에 누워서

 

 공유한국의 직원은 세 명으로, 7월에는 중간에 다른 한 명이 제주에 다녀가기도 했었다. 또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곤 했었다. 일부는 외부에 나와 있고 다른 직원과 떨어져 있는, 리모트 워킹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혹시 제주에 와있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을까.

 

오선미 저희 같은 경우는 제주에 대한 자료와 콘텐츠가 필요한데, 서울에 있으면서 제주로 출장을 오려면 숙박이나 사무실이 없어서 비용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해요. 그런데 제주다움 덕분에 사무실과 숙박을 제공받으니까, 오히려 서울에 일이 있을 때 비행기 값만 내고 다녀오면 되니까 더 좋고, 효율적이더라고요. 일단 그게 제주다움 참여의 가장 큰 이점이었어요.

 

리모트 워킹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조직이 작기 때문에 가능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운영해오며 각자의 역할이 확실해졌어요. 굳이 터치하지 않아도 각자 정해진 기간 안에 자기 일을 하게 된 거죠. 정해진 순서대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일을 진행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명옥씨가 제주에서 촬영을 하고 자료를 공유하면, 서울에 있는 영성씨(영상콘텐츠 총괄)가 받아서 편집을 하고, 그동안 명옥씨는 다음 스토리를 기획하고, 또 추가 자막 작업을 하고, 포스팅을 하고. 제주에 있는 동안에도 아무 문제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되었어요. 사실 처음 공유한국을 창업할 때도, 명옥씨랑 강남에 카페에서 일을 했었거든요. 단골 카페가 있었는데, 저희가 매일 첫 손님이었어요. 그 후 사무실을 얻긴 했지만 많이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편이었고, 그래서인지 제주에서의 업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는 서울에서도 이미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혹시 제주이기 때문에, 제주만의 이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오선미 일단은, 주말에 차를 렌트해서 애월로 가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카페에서 일을 했어요. 집중이 정말 잘 되더라고요.



공유한국 직원들과 함께. 왼쪽부터 오선미 대표, 배명옥 팀장, 정영성 사원 제주 에코랜드 / 2017

 


 여행과 일을 동시에 했다는 말이었다. 분명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운 모습. 그리고 흔히 얘기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 인터뷰 중간부터 옆에 앉아 있었던 배명옥 님도 한 마디 거들었다.

 

배명옥 전제 조건은, 거기에서 잤다는 것. 카페에 누워서 잤어요. 너무 좋았어요.

 

오선미 쉬고 나니까 일이 더 잘 됐어요. 능률이 더 올라갔죠. 명옥씨도 이건 제주니까 가능하다고 너무 좋다고 얘기 하더라고요. 8월에 왔을 때 애월에 있는 펜션에서 혼자 묵었는데, 펜션 사장님과 얘기하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얘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본인도 중국과 일을 한다며 이야기 좀 나누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협업 업체가 생겼어요. 제주에는 그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어디에 갔다가, 저 이런 일 해요, 그러면 어 그럼 나도 이런 일 하는데, 이런 부분 같이 할 수 있겠네요! 이런 과정. 연결이 참 잘 되더라고요. 놀러가고 여행을 다니다가, 비즈니스 파트너가 생기고. 그 소개가 또 다른 소개를 불러오기도 하고 참 좋았어요.

 

 제주에서의 만남은 혹 시작이 어려울지는 몰라도,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면 그 형태가 서울에서의 일적인 만남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공유한국의 비즈니스 마인드나 갖고 온 아이템, 일하는 방식이 제주와 참 잘 어울렸다.

 

오선미 회사 규모가 작기도 하고, 각자가 각자의 일을 알아서 하는 것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미팅도 월에 한 번만 해요. 이 달에 어떤 일을 할 거다, 메인 스케줄이 나오면 각자의 역할을 스스로 감당해요. 본인이 자기 할 일을 정리하는 거죠. 자기 스케줄을 다 자기가 관리해요, 터치하지 않고.

 

  나는 그 얘기에 강한 긍정을 표했다. 그 부분이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하는 패턴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

 

오선미 그걸 할 수 있어야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킹이 가능한 것 같아요.



9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간드락 게스트하우스 / 2017

 


# 제주도만의 시간

 

 인터뷰 당일 기준으로 이제 9월 체류도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마지막으로 질문으로 남은 기간 동안 회사 입장에서 그리고 개인 입장에서 얻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오선미  , 지금은 개인이 없어요. 회사의 목표가 개인의 목표죠. 진행 중인 비즈니스 관련 네트워크를 많이 쌓는 것이 목표에요. 물론, 여기서 제일 하고 싶은 건 마라도에서 짬뽕 먹는 것! 7월에 명옥씨랑 마라도에서 먹은 짬뽕이 너무 맛있어서, 9월에 꼭 다시 가기로 마음먹었거든요. 7월에 느낀 건데, 그냥 관광으로 왔을 때는 모르는 제주의 모습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걸 사람들한테 많이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어요. 제주에 왔으면 일단 마라도에 가서 짬뽕이랑 탕수육을 꼭 먹으라고 할 거고요. 두 시간이면 가니까! , 송악산 둘레길도 꼭 다녀오시고요.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마라도에 다시 간다고 하기에, 다음에는 나도 함께 하자고 얘기했다. 추가로 질문을 더 하려다가 그대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가장 제주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어떤 마인드, 어떤 아이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든 그 과정 속에 항상 있어야 하는 것이 충전이다. 각자가 갖고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만의 쉼, 각자만의 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 그것이 제주도 리모트 워킹이 가진 매력이자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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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28,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Space에서 <디지털 노마드 밋업>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스마트워크, 똑똑하게 일한다라는 주제로 세 명의 강사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 혹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각자만의 일하는 방식과 모습들에 대해 들려주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황지윤 과장, 앨리스원더랩 김지환 대표, 제주스마트복지관 문현아 팀장의 순서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내가 사전에 약속을 잡은 인터뷰이는 김지환 대표였다.

 

 

디지털 노마드 밋업에서 강연중인 김지환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4월 달에 제주다움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사실 외에는 아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김지환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나는 제법 큰 목소리로 웃었다. 이야기가 재밌거나 우스워서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 대처한 그의 모습이 너무도 흥미롭고 놀라웠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반응이지 않았을까? 김지환 대표는 힘들다고 하면 힘들었을 회사의 지난 모습들을,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들을 재치 있게 그리고 시원하게 풀어냈다. 어쩌면 나는 결코가질 수 없는 모습이어서 더 흥미롭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강의를 마치고 바로 그를 만났고, 일단 그가 어떤 사람인지 편하게 들어보기로 했다.

 

 

# 내 삶, 일에 대한 실험

 

김지환 공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저는 늘 정체성과 싸워왔습니다.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일을 해야 할까는 늘 저의 숙제였어요. 그렇게 저만의 삶, 일하는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 왔습니다. 신문배달, 3D 애니메이션 인턴, 네이버 UXDP, 대학원 진학, 대기업, 스타트업은 경험을 중요시 하는 제 삶의 방식의 결과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는 늘 새로운 걸 하는 사람, 늘 실험하는 사람이었고 안주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이 놀라지 않았던 것도, 아마 이런 저의 방식과 태도를 봐 왔기 때문이겠죠.

 

일단 경험해봐야 안다. 일단 하자!”

 

스타트업 대표, 이런 걸 할 줄은 사실 몰랐어요. 그냥 제가 원하던 일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살다보니 현재의 위치가 여기였습니다.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UX, 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3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창의적이진 않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를 늘 좋아했고 그렇게 우연히 미래 기술을 이용한 UX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3년 동안 약 400개가 넘는 아이디어를 특허출원하게 되었어요. LG전자에서는 잘했다며 발명왕도 주고 특허가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가고 Microsoft에도 팔리는 것을 보며 제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사람들에게 내 서비스, 제품, 아이디어를 내놓고 싶어졌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스타트업입니다.

 

 

# 전혀 다른 삶의 방식, 스타트

 


회사 직원들과 함께 - 김지환 대표, 이사무엘 공동창업자, 장래영 공동창업자, 전웅 공동창업자

 


김지환 새로운 업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같이 함께할 팀원을 모으고 그 사람들과 운영한 회사의 조직을 꾸리고 들어가는 비용을 구하는 일은 하나하나가 모두 생소하고 어려운 일들이었습니다. 우선 퓨처플레이 인큐베이팅에 들어가 아이디어를 발굴하면서 팀원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1년이 지난 뒤에 투자유치를 하며 법인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4명의 뛰어난 공동창업자들이 든든하게도 함께 해주었고 현재 6명이 함께 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늘 새롭고 이전에 해보지 못한 일을 하고 있어요. 책에서만 보던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해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사용자들이 올려주는 거리뷰 영상을 공간지리정보화 하고 이를 이용해 여러 지역을 탐색할 수 있는 비디오 맵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어서 특이한 무엇을 하고 있다는 관점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우리의 방식으로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정해지지 않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업을 찾아 나갈 예정입니다. 우리만의 업을 우리가 정한 스타일로 해나가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 그게 창업을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못 할게 없다.

 

 그동안 창업을 한 사람들, 스타트 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왔기에 그 특성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오래된 방식에서 탈피하고 더 효율적이고 재밌는 방식을 찾는다던가, 남들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어낸다던가, 돈을 위해 애쓰기 보다는 함께 만들어낸 아이디어, 아이템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두는 모습들. 그럼에도 김지환 대표의 강의를 듣다가 놀란 이유는, 생각한 것들을 모두행동으로 옮겼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가 강의 초반에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효율을 높인다면, 못 할게 없다.

 

김지환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생각한 것은, 와 내가 대표다, 내 마음대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럼 뭐부터 할까? 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생각해온 그대로 펼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시도한 것이 자율 출근제입니다. 대기업에 다닐 때 거리가 멀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래, 출퇴근 시간을 없애보자!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컴퓨터에서도 서브 모니터로 당당히 게임 방송이나 넷플릭스를 틀어 놓을 수 있는 자유로운 문화, 함께 어울려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밥 먹고 나서 식후 땡으로 모여서 게임을 하고, 꿈꿔왔던 바베큐 회식까지. 아 그리고 스타트업에게 재택은 필수 아니겠습니까? 화상으로 업무를 참여하도록 시도를 했어요. 그리고 세 달쯤 지나니까, 후회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에 잘 안 나오기 시작했어요. 의도했던 스마트한 생활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일상이 게을러지게 되었어요. 주 모니터와 보조 모니터의 역할이 바뀌기 시작했고, 야구 플레이오프 시즌에는 아주 정신이 없었어요. 식후 땡 게임이 땡이 아니라 3시간씩 이어졌고, 회식도 끝나고 나면 그대로 흩어지는 허무함. 재택도 무한대로 할 수 있게 했지만, 다들 열심히 일한다기보다는 그냥 쉬고 싶어서 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뭘 착각하고 있는지를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리콘 밸리 문화를 많이 참조하다보니, 자꾸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창업한 직원들도 모두 대기업 출신인데, 신입사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게 하는 것이 미안해서, 보상해야 한다는 마음에 뭔가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제공하면, 동기부여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그 동기부여에 대한 실험을 하다 보니, 그건 어떠한 복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분들의 피드백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개발자들이 어떠한 결과를 내었을 때 모두 함께 박수를 쳐주고, 그 결과를 업로드하고, 사용자들이 이용하면서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고쳐달라는 피드백이 들어오고, 그러다보니 다들 자연스럽게 더 열심히 일하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장래영 개발팀장, 전웅 CTO, 이사무엘 CXO, 김지환 대표,

한재권 웹개발자, 정석원 안드로이드 개발자

 

 

 결국에는 효율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도한 방식들을 수정하기 시작했어요. 자율출근제를 하되, 11시 미팅에는 무조건 참여할 것. 이 미팅 시간을 통해 전날과 지금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어요. 어떤 일을 할 때 이걸 왜 하는지도 계속해서 소통하고, 각자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했어요. 회식을 할 때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앨리싱데이라고 정해서, 개발 릴리즈가 된 것을 다 같이 보고 리뷰를 한 다음에 삼겹살을 먹으러 가는 등, 보상의 개념으로 회식을 했습니다. 재택은, 효율적인 업무와 관련된 사유로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재택을 하더라도 화상을 통해 미팅에 참여하고 사무실 개인 자리에 화상 화면이 항상 뜨도록 하여 빈 자리가 없도록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효율에 대해서 계속 실험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 리모트워킹, 디지털 노마드, 그리고 제주다움

 

 사실 처음에는 디지털 노마드스마트 워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지만, 김지환 대표의 강의 내용은 의외였다. 그는 강의 중에 그곳에 디지털 노마드는 없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어서 제주다움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다시 물었다.

 

김지환 효율적인 업무에 대해 실험을 하다가 리모트워킹을 하는 사람들을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찾아보다가, ‘제주다움을 알게 되어 4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팀장님을 보내면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한 달 동안 디지털 노마드 실험을 할 겁니다. 일을 똑같이 줄 건데,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즐기시고, 정해진 100%의 일을 채워보세요. 만약 한 달 동안의 성과가 80%라면 실패, 120%가 되면 확장입니다’. 팀장님은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열심히 일을 했어요. 그리고 스스로 내린 결론은, 저희 실험의 실패였습니다. 제가 아까 디지털 노마드는 없었다는 표현을 했는데, 물론 개발자에 대한 부분입니다. 개발자가 일 할 수 있는 업무적인 환경에 있어서는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저희는 지금도 다음 디지털 노마드 실험을 위해서 계속 결과를 분석중입니다.

 

 인터뷰와는 별개로, 김지환 대표와 디지털 노마드의 정의에 대해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 단어 자체가 최근에 많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고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져버린 것은 아닐까. 굳이 카페에 가서 일을 해야만 한다던가, 바다가 보이는 풍경에서 여유롭게 일을 해야 한다던가, 마치 돌아다니면서 일을 해야만 디지털 노마드라고 불릴 수 있는 것처럼, 조금은 보여주기 식의 이미지가 잡힌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에는 나도 크게 동의했다.

 

김지환 저는 본인이 디지털 노마드라고 한다면, 디지털 노마드라고 생각해요.

 

 김지환 대표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더라도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디지털 노마드는 어떠한 모습이다가 아니라,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업무 환경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갖추는 것이 아닐까.

 

 

# 디지털 노마드 in 네팔

 

 는 디지털 노마드를 다시 실험하기 위해 네팔로 떠난다고 했다. 저번에 직원 한명을 했을 때 효율이 조금 떨어졌으니, 이번에는 함께 이동해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또 실행으로 옮긴다는 말에 나는 또 웃음이 나왔다.

 

김지환 네팔은 저희가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해서, 히말라야를 비디오 맵핑하면 어떨까, 상업성도 있겠다 생각해서 계획하게 되었어요. 거기에 가면 가이더들이나 포터들이 있어요. 그들과 함께 영상을 찍고, 비디오 맵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펀딩도 진행했습니다. 연내에 다 같이 넘어가서 그곳 환경에 맞는 사업을 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작업을 할 것 같고요. 모든 직원이 해외로 다 같이 움직이면 어떨지, 실험해보고 올 것 같습니다. 네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되면, 전 세계에 랜드마크에 적용시키고 싶어요. 앙크로와트나 이집트 피라미드나. 일단 이 첫 번째 실험을 통해 직원들도 모두 테스트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구글 지역가이드들을 만나 AlleysMap 소개하고 설명하는 모습 - 네팔 카투만두 / 20178

 

 

# 실패가 곧 장점

 

 그의 이야기에 푹 젖어 대화를 나누다보니, 중간부터 내 역할을 놓치기 시작했다. 글로 담아낼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내가 궁금한 이야기만 듣고 있었다. 그에게 제주에서의 시간들을 조금 더 듣고 싶었다. ‘제주다움을 통해 한 달을 제주에서 지내면서 어떠한 장점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김지환 저는 저희가 실험에 실패한 것 자체가 이점이라고 봐요. 실패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패로 끝나면 그거야 말로 문제죠. 실패했다고 없앨게 아니라 계속 나아갈 거니까요. 사실 무엇인가를 실험해 본다는 것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6명이 있는 회사에 돈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제주에 보내려고 해도 숙소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의 참여 이유가 충분하다고 봐요. 이 프로그램을 마케팅 한다면, 부담 없이 와서 실험하고 실패하세요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여기 와서 꼭 성공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스타트업이 실험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이점이에요.

 

저는 시도 자체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것을 실험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예를들어 제가 제주다움에서 어떠한 시도를 해본다면, 디지털 노마드 페르소나 캐릭터를 만들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통계를 기반으로 해변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혼자 조용히 구석에서 일하는 사람 등 디지털 노마드의 캐릭터를 여러 가지 만들어서, 내가 만약 제주다움을 지원했을 때 나는 어떤 캐릭터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한 달 동안 참여를 하고 나는 어떤 캐릭터인지 찾아가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방법들이 너무 좋습니다. 제주다움 프로그램이 즐겁게 잘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이곳이 아니라 카페 하나를 빌려서 해도 좋지 않을까요!

 

 

제주다움 첫날 단체 사진 간드락게스트하우스 / 20174

 

 

 김지환 대표는 이번 강연에 참석하게 된 것도 제주다움 프로그램과의 인연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을 때, 지난 7월에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물었듯이 그에게도 갑작스레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제주다움이란? 그는 원래 이렇게 준비 없이 대답하는 건가요?’라며 멋쩍게 웃었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답해주었다.

 

김지환 제주다움은 실험소 같아요. 계속, 그렇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다시, 제주

 

 인터뷰를 끝마치며 마지막으로 그에게 물었다. 혹시 또 한 달을 제주에 머물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시간들로 채우고 싶은지. 그의 대답은 간결했고, 확실했다.

 

김지환 그냥, 쉬러 오고 싶어요. 제주도의 평화로운 자연경관, 시원한 바람, 고요한 별빛을 그냥 아무생각 없이 느껴보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전에는 말 그대로 여행지를 둘러보기 바빴고, 스타트업 이후에는 업무를 하러 가는 게 더 많았어요. 이제 가볼만한 여행지는 모두 한 번씩 가보았고 제주도의 경험도 쌓여가니, 이제 그냥 제주도를 느끼는 쉼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언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그의 마지막 말의 나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웃었다. 제주는, 그런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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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Lee Him Chan lecturing at ‘Shall We Walk Festival’ / 2014



#  Writer, freelancer, and 


 Right after graduating from Soongsil University major in Literary Creation, I started my job as a ‘story designer’ in a marketing company. I learned and practiced marketing and later on continued working as the team leader. Then in the summer of 2013, I went through an emotional breakdown and mentally collapsed for a while. I started posting emotional writings and drawings in a form of diary in social media to comfort myself.

 

 In the beginning of the year 2014, I received a publication offer due to the unexpected positive feedbacks from the people. I resigned to concentrate in publishing a book rather than using the energy at some other things. I gave up on money and concentrated on publishing a book, which was my ‘dream’. On August 2014, I debut as a writer and published a drawing essay ‘Square of Emotion’. It was my first work so I was very exhausted but thanks to the 100,000 fans secured in the social media channel, I was able to receive the next book offer and so I started writing right after a short break. On March 2013, I opened a personal café near Boramae station, which I have longed for at the same time as the drawing essay ‘Square of Emotion’ was published. I started arranging my writings about travel that I have wanted to do from the beginning while managing the café and published a photo essay ‘Unfamiliar, today’ on April 2016.

 

 Since then, I went through various works such as running a workshop, etc. but today I have settled everything and is working as a freelancer in the field of photography/column, series publication/image(toon) production, etc. and continue writing while communicating everyday revolving the 200,000 subscribers in Kakao Story channel ‘Emotional writer, Lee Him Chan’.




 Kakao Story channel ‘Emotional writer, Lee Him Chan’ who is continuously working on series

 


# That’s how I came to Jeju

 

 It’s been three months since I came to Jeju. I did not come with a plan – I’ll be staying in Jeju for a long time- so there are quite a number hectic days that just went by. I have liked the place, Jeju, since before but at first it was just a travel destination, and a little bit later just a shelter for resting. It didn’t come to me as a space that could create something new. During my stay in Jeju, I spent on totally new challenging things that I had not and did not try before.

 

 It started out with ‘Jeju-daum’. It is a program hosted by Jeju Center for Creative Economy and Innovation that provides accommodation, work space and other special opportunities for ten people with different fields/jobs/gender/age to live and interact in Jeju for a month. I was concerned about leaving the usual living space and staying in a new environment for a month is not a short period of time. However, rather than worrying, I applied with having expectations on new environment as the works I did does not really matter with venues.

 

 I needed a purpose to stay in Jeju when applying for the program. My purpose was to publish a series of works containing contents about Jeju. I thought many people come to Jeju to travel but not many enjoy Jeju in their own way. There are many attractions that Jeju has and an energy that only Jeju can give but because people do not know, or because it is complicated, or does not have enough time to look into, people just follow the path that somebody else have been to. I wanted to inform that you can do this in Jeju, and that Jeju has this kind of energy through writings and drawing photos not just telling this place is beautiful, and this restaurant is delicious. This is the biggest reason why I decided to stay in Jeju.

 

 

The first locker I received when I participated the Jeju-daum program - Jeju Center for Creative Economy and Innovation accommodation zone / June



# Met people with energies

 

 The best thing I liked about Jeju while staying a little bit longer is that I established a relationship with more people than I have met in years. Of course there are many people that just passed by in the past but it was not easy to face each other for a long time in one sitting and to listen to each other’s thoughts and to give advice and comfort. Meeting with various people itself can be a valuable study. I get to learn and accept in the most natural way, not by force, on things that I do not know, that I have overlooked, or that I have not yet thought of. This method is called communication.

 

 For example, I write, draw and take photos and I am only into literacy and arts that do not know anything about ‘business’. I was not able to raise sales as I was thinking only about being nice to the cafe customers. It did not last long and had to close down the cafe due to the external pressure. One time, I had to pay 1,100,000 won as a penalty for a font that I used in a series I did. I naturally miss on many portions as I only focus on specific fields of work. But while hanging out with people in Jeju, I received a lot of feed backs by just putting out what I have encountered or have thought of. I was able to get answers and comfort I needed regardless of the field whether it was about relationship, emotional or job-related issue. These are the power a community has and even if it was not necessarily about business, the sharing of thoughts were a valuable interaction.

 

 On June, the first time I participated in Jeju-daum, there were a lot of happy energy people. Since I am used to working along all the time, I thought I would not be able to hang out with people as I’ll be travelling alone naturally and was not confident in hanging out with people. However due to the people opening up and asking and caring first, I was able to open up and socialize in the community and adjust in Jeju. As Kim, Do Yeon, a participant of Jeju-daum on June said, ‘If you have lived together for a month, aren’t we a family?’, we continued to catch up with each other on the following month of July and those who were in need of each other began to work together to create new items. The process was so natural and perhaps it was possible because it was in Jeju. It was thanks to the space that Jeju had which helped to attract each other closer.



 Co-worked contents with the participant Cho Hae In – Calligraphy: Cho Hae In / Drawing: Lee Him Chan

 


# Connection link, tear down the walls

  

 While I was talking and hanging out with the people, working on the series I was doing individually and writing about my stay in Jeju in social media as well as travelling around Jeju, a month had passed by so fast than I have thought of. It was a good time to adjust but lacks on making something new. Thus, I applied to for an extension of the program and stayed one more for the month of July and interacted and met with new people. I was able to meet with people who are preparing for startups on June and people on similar field of work as I have on the month of July. There were many opportunities to discuss about cultural arts with the writer Lee Min Jung, calligrapher Cho, Hae In, illustrator Jung Hee Jung, Chimseonjang Park Mi Young, who I met through the Jeju-daum program. In that discussion, an unexpected exchange occurred, which was about practical exchanges on how we can utilize our talents and contents to the society not just working as a writer only.

 

 The most immediate result through this interaction is that we have tried working in collaboration. Most artist including myself, when writing a series in personal channel, I rarely discuss or reflect other people’s opinion in my work as it extremely has a personal concept and view. I tried to put my thoughts on the works of other artists first or tried to work by putting my drawings with other artist’s drawings, etc. I wanted to practice the methods I learned with the people I met in Jeju. The communications with people found the connection link that I couldn’t see and that I tried not to look at and has tear down the walls in between each other’s world.

 

 

Left – Collaborated content with the participant Cho, Hae In / Right - Collaborated content with the participant Jung Hee Jeong

 


# It was good because it was Jeju.

 

 On July, I exceptionally took many pictures and videos because people have their own personality in wanting to leave a picture and my desire to record this special time with special people. At the end of the program on July, I produced an eight minute video with the photos and videos I took. In order to input it at the end of my video, I asked the July Jeju-daum participants and few center officials the question ‘What is Jeju-daum to you?’.


Jeju-daum mentioned in this is question refers to the program itself as well as what kind of Jeju-ness each one of them has in themselves. Each precious thought were placed at the end of the video and made the ordinary video into a special one. Below are some of the answers to the question.

 

Start of a new journey

Illustrator Jung Hee Jeong

 Those who meet must part, the part must come back

Law officer Choi, Chul Min

 Charging

  Writer Lee Min Jung

 A string of interaction between people connected by living together

 Jeju-daum senior officer

Lim Kyung Hee

 Being myself! 

I was able to face myself when I was alone and when with somebody else

Calligraphy writer Cho Hae In

 A creative gravitational force that wiggles and pulls me so that I can find myself free from a settled self

 Head of J-CCEI
 Jeon Jung Hwan


 No matter what we do, we need to meet with people. No matter what I do, I can never achieve it alone. It is always necessary to have interactions in all processes in future. And there must be always a break to have an initiative and a driving force to work. We need to face this directly and so need to try out new things and fill out the missing parts. And then take rest as much as you have worked. It was good that the place I learned and started these, which we all needed right now was Jeju. Because Jeju has all of these elements.


Partial screenshots of July Jeju-daum participants closing video

 


# Rest, Challenge, Meet and Grow, Jeju

 

 I first learned the term ‘digital nomad’ through this program and the fact that I belong to it. Many people who are staying in Jeju including myself are creating new contents of Jeju maintaining the work they had. This means that Jeju is equipped with suitable environment for those who have no restriction on places. In case of artist, if the sceneries of Jeju and meetings with people give inspirations into an artwork, for those who are in business, it is a place where you can come up with new or complemented idea for producing any kind of products and could try it out right away.

 

 The beauty of Jeju is in composure. For those who are living in an environment where they see high-angled buildings, pushing transportations, and where taking a rest is difficult, the blue sky and wide border of the sea and the beautifully laid out landscapes offers a time to relax. As I face an open road instead of the blocked wall, a new idea and new way is opened. So Jeju is a symbol of rest, a symbol of challenge and a symbol of relationship and growth.

 

 

With the family of Uhm, Goon Ja, a Hadori haenyeo, Ddurum brothers, Travel Korea director and producter, illustrator Jung Hee Jeong

 


 I would like to meet more people in Jeju and want to see more scenery of Jeju. I would want to show people the real beauty that only Jeju has with more writings, drawings and photos. Moreover, I would like to suggest that you take a break from everyday life and draw your life again that is truly yourself, if possible, here in Jeju.





 


The next article will be followed by ‘J-Space Emotional Interview recorded and interviewed by Lee Him Chan writer who he met at J-Space of Jeju Center for Creative Economy and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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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위워크 페스티벌에서 강연중인 이힘찬 작가 - 남산 국립극장 / 2014


작가프리랜서 그리고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직후마케팅 회사에서 스토리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마케팅에 대한 전체적인 일을 배우고 실행하며,후반에는 팀장으로써 열심히 업무를 이어갔다그러던 중 2013년 여름에 감정적인 아픔을 겪으면서 한동안 멘탈적으로 완전히 무너졌었고가을이 다가올 무렵내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일기형식으로 SNS에 감성적인 글과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4년 초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출판 제의를 받았고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기 보다는 책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과감하게 회사를 퇴사했다멀쩡히 벌던 돈을 포기하고 이었던 책 집필에만 몰두, 2014년 8월 그림에세이 감성제곱을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다첫 작업이라 많이 지친 상태였지만, SNS 채널에 확보된 10만 명의 팬들 덕분에 바로 다음 책 제안을 받았고잠깐의 휴식 후 바로 집필을 시작했다. 2015년 3그림에세이 사랑제곱을 출간하며 동시에 로망이었던 개인 카페를 보라매역 근처에 오픈했다카페를  운영하며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여행에 대한 글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2016년 4사진에세이 오늘 하루낯설게를 출간했다.

 

 그 후로도 공방을 운영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치다가 현재는 모든 일을 정리하고사진 촬영/칼럼 연재/이미지(제작 등의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그리고 구독자 20만 명이 있는 카카오스토리 채널 감성작가 이힘찬을 중심으로매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 스토리채널 감성작가 이힘찬



그렇게, 제주에 왔다.

 

 제주에 온지는 어느새 세 달차에 접어들었다제주에 오랫동안 있어야지-라고 어떤 명확한 그림을 그리고 온 것은 아니라서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도 적지 않다제주라는 공간은 예전부터 좋아했지만처음에는 여행지조금 지나서는 쉼터의 의미로 자리 잡았을 뿐어떠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마주하지는 못했었다그랬던 내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에 도전하며 전혀 새로운 시간들을 보냈다.

 

 처음 시작은 제주다움이었다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직업/성별/나이/분야가 다른 열 댓 명의 사람들이 한 달 동안 제주에서 함께 생활하며 교류 할 수 있도록 숙소와 작업 공간 및 특정한 기회들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평소 생활하던 공간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의 한 달은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기에 걱정도 많았지만기존에 하던 일들이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서 걱정 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청을 했다.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제주 체류의 목적이 필요했는데내 목적은 제주를 담은 작품의 연재였다제주에 여행으로 오는 사람들은 많지만,자기만의 방식으로 제주를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제주에는 많은 매력이 있고제주만이 주는 에너지가 있는데,잘 몰라서 혹은 복잡해서알아볼 여유가 없어서 라는 이유로 누군가 거쳐 간 길만 쫓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그냥 어디가 예쁘고어디가 맛있고-가 아니라 제주에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제주에는 이런 힘이 있다는 것을 글과 그림 사진으로 전하고 싶었고그것이 내가 제주에 머물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였다.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처음 참가 했을 때 제공 받은 사물함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체류존 / 6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제주에 조금 더 머물게 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내가 몇 년 동안 만났던 사람들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것이다물론 스쳐간 사람들이야 이전에도 많았겠지만한 공간에서 오래도록 서로를 마주하고 서로의 생각을 듣고서로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네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그 자체만으로도 유익한 공부가 된다어떤 지식에 대하여 내가 모르는 파트내가 간과해온 것들내 생각이 아직 닿지 못한 부분이나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강제적으로가 아닌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배우게 된다그 방법이란 바로 소통커뮤니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작가이지만문학과 예술에만 시선이 꽂혀있어 사업에 대해서는 정말 1도 모르는 사람이다운영했던 카페도 손님들에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매출은 조금도 올리지 못했고오래 가지 못해 외부의 압력으로 문을 닫아야만 했다한 번은 내가 연재하는 작품에 사용한 폰트 때문에 110만원의 벌금을 내는 일도 있었다특정 분야에만 몰두하다보니자연스럽게 놓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그런데 제주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동안에는내가 생각했던 것이나 겪었던 것을 꺼내놓는 것만으로 수많은 피드백이 돌아왔다그게 감정적인 부분이든 일에 대한 것이든사람의 관계에 대한 것이든분야에 상관없이 필요한 답이나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그게 공동체가 가진 힘이고꼭 사업에 대한 얘기가 아니더라도그 생각의 나눔 자체가 유익한 교류였다.

 

 제주다움에 처음 참여했던 6월에는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늘 혼자 작업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나는 제주에서도 당연히 혼자 움직이느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고 어울릴 자신도 없었다그런데 먼저 다가와주고 물어봐주고챙겨주는 사람들 덕분에 마음을 열고 그 공동체에 어울릴 수 있었고제주에 적응 할 수 있었다. ‘한 달을 같이 지냈으면 가족 아닌가요?’라는 6월 제주다움 참여자 김도연님의 말처럼, 7월로 넘어간 후에도 그들은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위로하고 응원을 이어갔고서로의 필요부분이 맞았던 이들은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그 과정 자체가 너무도 자연스러웠고그건 아마도 제주라서 가능한 과정이었다제주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서로를 가까이 끌어당겨주는 힘 덕분이었다.



참여자 조해인 님과의 협업 콘텐츠 캘리 : 조해인 / 그림 : 이힘찬



연결고리, 벽을 허물다.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SNS에 제주 체류일기를 쓰고개인적으로 하고 있던 연재 일도 계속하며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도 나누다보니 한 달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갔다적응하기에는 적합한 시간이었지만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에 내게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었다그래서 프로그램 연장 신청을 했고, 7월에도 한 달 더 머물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게 되었다. 6월에 사업하는 분들과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만났다면, 7월에는 나와 같은 혹은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제주다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민정 작가님부터 캘리 작가 조해인 님일러스트레이터 정희정 님침선장 전수 장학생 박미영 님이 있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그 대화 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교류가 일어났는데그것은 그저 작가로써의 정적인 활동만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재능과 콘텐츠를 이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교류였다.

 

그 교류를 통해 일어난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예술가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나의 경우에도 개인 채널에서 연재를 할 때지극히 개인적인 컨셉과 세계관이 있기 때문에 작품을 누군가와 의논 한다거나 의견을 반영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그랬던 내가 먼저 다른 작가의 작품 위에 내 생각을 입히거나내 그림과 다른 작가의 그림을 함께 넣어 작업하는 등의 시도를 했다제주라는 땅에서 만난 사람들과제주에서 얻은 방법들을제주에 있는 동안 실현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사람들 간의 소통이그동안 보지 못했던보려고 하지 않았던 연결고리를 찾아냈고서로의 세계에 세워져있던 벽을 허물어 버린 것이다.



참여자 조해인 님과의 협업 콘텐츠 / 참여자 정희정 님과의 협업 콘텐츠



제주라서, 참 좋았다.

 

 7월에는 유난히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었다사람들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개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고이 특별한 만남과 특별한 시간들을 온전히 기록하고 싶다는 내 욕심 때문이었다. 7월 프로그램이 끝나갈 즈음그동안 찍었던 사진과 영상으로 8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는데그 영상 끝에 넣기 위해 7월 제주다움 체류자들과 몇몇 센터 관계자분들에게 질문을 던졌다당신에게 제주다움이란?

 

 여기서 제주다움이란프로그램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했고각자가 가지고 있는 제주-다움을 의미하기도 했다그렇게 각자의 소중한 생각들이 영상 끝에 담겨졌고평범한 영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아래는 그 대답들 중 일부.



 어떤 일을 하든우리는 사람을 만나야하고무슨 일을 하든결코 혼자 이룰 수 없다앞으로의 모든 과정 속에 항상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일에 대한 추진력과 원동력을 위해 항상 쉼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그 부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마주하고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그렇게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고노력한 만큼 또 쉼을 취하고지금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그 과정들을 배우고 시작한 곳이 제주-라서참 좋았다제주는 그런 요소들을모두 갖고 있으니까



7월 제주다움 참여 마무리 영상의 일부 캡처 화면



쉼과 도전과 만남과 성장, 제주

 

 나는 디지털 노마드의 뜻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 알았다내가 디지털 노마드에 속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나를 포함하여 제주에 체류하는 많은 이들이이곳에 머무는 동안 본인의 하던 일을 유지하면서 제주만의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그만큼 제주가 장소에 제한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예술가의 경우 제주의 많은 풍경과 만남들이 작품에 대한 수많은 영감을 준다면사업하는 이들에게는 제주가 어떠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혹은 보완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제주의 매력은여유에 있다높게 치솟은 각진 건물들과서로 밀치며 달려야하는 교통쉬는 것이 눈치 보이는 환경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넓은 바다와 경계가 헷갈리는 푸른 하늘과 아름답게 펼쳐진 숲 속 풍경들은 여유를 선물한다막힌 벽이 아니라 열린 길로 마주하다보니새로운 생각이 열리고 새로운 길이 뚫린다그래서 제주는쉼의 상징이고 도전의 상징이며만남 그리고 성장의 상징이다.



하도리 임군자 상군 해녀님의 가족과 함께. 뚜럼 브라더스, 한국기행 감독&PD, 일러스트레이터 정희정


 

 제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제주에서 더 많은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 그리고 더 많은 글과 그림과 사진으로 제주만의 진짜 매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무엇보다, 잠시라도 좋으니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의 그림을 다시 그려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이왕이면, 이곳 제주에서.





 


다음 글부터는 이힘찬 작가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Space에서 만난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기록하는, ‘J-Space 감성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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