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든, 매년마다 제주의 여러 모습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행으로든 일로든 제주도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그들 중에는 이런 과정을 그저 여행지의 발전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고, 더 민감하게 내 집의 변화처럼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918,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서 만난 메타플랜의 전용포 대표는 그 후자에 속했다.

 

 5월에 이어 9월에도 제주다움프로그램에 참여중인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부터, “저는 다른 얘기보다도 제주다움, 이 제주라는 땅과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말할 만큼 그의 머릿속은 이미 제주로 가득 차 있었다. 제주라는 공간에 새겨진 추억들, 그리고 따뜻한 만남들 때문에 제주를 좋아하게 되고 제주를 계속 찾게 되었던 나이기에, 전용포 대표와 이야기 나누는 내내 맞아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 제주와의 고리

  

중국, 대만 회사와의 교류와 관련해서 인터뷰 중인 전용포 대표 중국 항주 / 20173

 


전용포 안녕하세요. 메타플랜 대표 전용포입니다. 일단 저희 회사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상업공간이나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건축, 환경, 공간 브랜딩 전문 스튜디오입니다. ‘메타플랜의 메타-는 접두사로, 무엇인가를 뛰어넘은, 초월함을 의미해요. 뛰어넘는 기획, 그리고 영역을 규정짓지 않는 넓은 영역을 다룬다는 뜻이죠. 실질적으로 저희가 하는 일도 가장 큰 부분이 공간이기는 하지만, 제품도 다루고 그래픽 작업이나 컨설팅을 하는 등 다양하게 하고 있어요. 지금은 제주의 특별한 지역문화를 살리고,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잊혀져가는 제주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하는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구상중이에요. 다양한 분야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의견을 수렴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인 그림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공유공간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지난 5월에 제주다움에 오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어요. 당시에 얘기가 진행 중인 제주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중국 클라이언트의 리조트 개발 건이었는데, 물론 돈을 벌 생각만 한다면 고민 없이 해야겠지만, 컨셉이나 방향이 제주와 너무 맞지 않았어요. 한국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중국 내국인들만을 위한 공간이었어요. 이걸 과연 내가 해야 될까? 그런 고민들을 많이 하던 차에 지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다움을 알게 되었어요.

 

 제주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었고, 이번 기회에 일단 제주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해보자, 그리고 제주는 제주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더 배워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5월 제주다움신청 공고를 보자마자 지원서를 써서 바로 제출했죠.

 

 

5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제주 다랑쉬 오름 / 5

 


 그렇게 그는 제주에 왔다. 하지만 결국 그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장에 가보고 얘기도 들어보고, 협의를 진행하다가 메타플랜이 갖고 있는 취지 그리고 제주라는 공간과 맞지 않아서 거부했다는 말에, 제주에 대한 그의 생각이 이전부터 남달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제주에 있는 동안 또 다른 만남, 프로젝트는 없었을까.

 

전용포 그때 바로 직접적으로 생긴 것은 아니었고. 제가 이런 일을 한다, 발표도 하고 소개도 하고 하다보니까, 네트워킹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어요. 외주민이 와서 사업을 차리신 분도, 제주 출신이신분도 있었어요. 그분들을 만나서 네트워킹을 하고, 서로 하는 일에 대해서 교류도 하고. 그렇게 몇몇 업체와는 같이 일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곳 센터 입주업체 제주달리에서 진행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있었는데, 수산물 외판장을 문화공간으로 다시 개발하는 사업이었어요. 그 프로젝트가 문화콘텐츠 개발 사업에 선정이 되어서, 그때 저희와 기획이 얘기 되었고,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는 분명 어떠한 프로젝트가 있어 제주를 오게 되었지만, 일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제주와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9월에 머무르는 동안, 김만덕 기념관에서 주최하는 나눔 큰잔치에 공간 구성으로 참여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매타플랜 전용포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9

 

전용포 ‘나눔 큰잔치는 제주다움을 통해 만난 이민정 작가님과 교류를 하다가, 작가님의 제안으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사실 이런 행사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더 즐겁고 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희를 불러주셨고, 작가님의 포부나 뜻하는 바가 저희와 잘 맞아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처음 9월 계획에 이 행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미 다른 계획들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합류하기란 분명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일로서가 아닌 이 행사의 방향에 큰 긍정을 표했다.

 

전용포 저는 오히려 이런 일이 더 즐거워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돕는 거잖아요. 보통 하는 일은, 구성하고 설치하고 정해진 기간이 되면 딱 철거하고, 그렇게 끝인데. 이건 각자가 가진 방법으로 나눔을 담아내는, 그리고 행사 당일에 모두가 나눔을 받을 수 있는 행사잖아요. 돈이 되고 안 되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의미를 담기 위해 열심히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좋아요.

 


# 제주를 제주답게

 

 5월 체류자였던 그는 제주에 4개월 만에 재방문한 셈이다. 이번에는 어떤 계획을 안고 왔는지를 묻자, 그는 인터뷰를 시작 할 때 꺼냈던 제주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었다.

 

전용포 아까 얘기 드렸듯이 제주다움 출신들이 모여서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그것을 영상이든 그래픽이든 공간이든 제품이든, 어떠한 형상으로 표출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안고 왔어요. 당연히 주제에는 제주가 묻어 있어야 되겠죠. 그리고 나아가서는 제주다움을 위한 공간을 조성한다던지, 앞으로 더 넓게 펼쳐질 제주다움의 이야기들을 위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제주를 둘러보고 대화도 나누고 싶었어요.

 

 

벽면에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있는 전용포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체류존 / 5

 

 저는 2017년도에 이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 모두가 내년에도 계속 교류를 하면서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거쳐 간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 안에 녹아들어서, 자신만의 것들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그러면서 같이 행복해지는 그런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이 프로그램 안에서 만난 분들을 보면 진짜 엄청난 인력들이에요. 서울에만 있었으면 옷깃조차 스치지 않을 사람들인데, 이곳에서 인연이 생기고 연결고리가 되었으니 이걸 충분히 잘 살려보고 싶어요. 어떤 실리를 추구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그냥 기쁘게 자신의 무엇인가를 선뜻 나눌 수 있는, 그런 형태로요.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과의 대화에서도 항상 나왔던 이야기, ‘내가 이곳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전용포 대표를 포함해서 그들 모두가 이미 제주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제주의 색채가 담긴 것이 아닐까. 혹시 서울이었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에, 만남에, 공간에, 내가 가진 무엇인가를 선뜻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른다고, 찾는다고 바로 만나지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런데 이들은 제주라는 이름 하나로 자연스레 연결 된 것이다.

 

전용포 환경이 사람들을 많이 바꿔놓죠. 제주라는 곳이 더 마음을 쓰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더더욱, 제주는 무분별하게 개발하면 안 되는 곳인 것 같아요. 지금 공공디자인이나 도시재생이 화두잖아요. 제주에도 이미 그런 분위기가 확장 되고 있어요. 제주를 더 제주답게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 제주시만 하더라도, 칠성로나 산지천 쪽을 보면 그냥 서울처럼 비슷하게 만들어졌어요. 더 많은 곳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고, 그래서 또 어떤 곳은 텅텅 비게 되고. 월정리만 해도, 예전에는 카페 하나만 있고 정말 아무것도 없었잖아요. 이제는 풍경이 가려질 정도로 건물들이 가득 들어섰고, 또 어딘가에서는 먹거리타운을 만들고 있고.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라도 규제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관광도시라는 이유로 너무 발전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요, 준비되지 않은 변화랄까라는 나의 말에, 이번에는 그가 강한 긍정을 표했다.

 

전용포 맞아요. ‘준비되지 않은변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는데, 갑작스런 도시재생의 파동으로, 너무 급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그런 것들을 제가 바꿀 수는 없지만, 이랬으면 좋겠다는 대안을 제시해주던가, 그런 부분에 있어 모두가 생각해볼 수 있게 무엇인가를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그게 제주다움 참여자들이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주를, 제주답게.

 


# 제주다운 제주

 

 사실 도시재생도 공공디자인도, 내게는 그다지 친숙한 단어는 아니었다. 그래서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기도 했었다. 조금 더 직접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그에게도 그 질문을 던졌다.

 

전용포 ‘공공디자인은 말 그대로 공공으로 쓰는 공원이나 도서관, 신호등, 교통표지판 등을 구성하는 디자인이에요. ‘도시재생이라는 것은 최근에 많이 쓰이는 말인데, 공공디자인과 같은 말이기도 해요. 요즘 화두가 옛것을 다시 재탄생시키는 그런 과정이기 때문에 그래서 도시재생이라는 용어를 쓰는 거예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몇 십 년 전부터 도시재생을 해왔는데, 그걸 경험했던 분들이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논문을 쓰고, 전파하고, 그렇게 되면서 슬슬 이런 운동이 생겨난 거죠. 서울 역사라던가, 최근에는 서울로’, 그런 것들이 다 도시재생이에요. 이제 제주에서도 많이 진행되고 있고요.

 

 유휴 공간, 버려진 공간. 쓸데없는 공간 또는 관심 없던 공간을 다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게 근데 공간만 살리는 게 아니라 거기 안에서 일어나는 문화, 커뮤니티에 대한 부분도 포함하는 거죠. 그래서 이 지역 자체가 윤택해지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거예요. 요즘 사회 문제들 많잖아요. 노령인구가 많아지고, 출산율이 저하되고, 제주 같은 경우 육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현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울로 다 올라가려고 하고, 그런 지역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도시재생의 중점이죠.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까지 포괄적으로 고민하고 그것에 대한 대안을 제시를 하고 해야 되는데, 자칫 잘못하면 보여주기 식 도시재생이 될 수 있어 염려가 많이 되요.

 


공공디자인도시재생의 사전적 의미

 


 제주를 제주답게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또 제주만의 문화 제주다운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지, 그런 그의 고민들만 보더라도 그는 한 발자국이 아닌 몸 전체가 이미 제주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남은 2주 동안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없는지 물었다. 어디에 가서 어떤 풍경을 보는 등 쉬는 것에 대한 답변을 예상했지만, 그의 대답은 여전히 제주다움이었다.

 

전용포 요즘에는 정말 제주다운 게 무엇일까? 생각하며 제주만의 패턴을 찾고 있어요. 자연 현상이나, 어떤 풍경들을 봤을 때 분명히 패턴화 시킬 수 있는 게 있거든요. 그 패턴을 봤을 때 제주를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이런 것들을 기본으로 해서 제품을 만들면 좋겠다, 아니면 제주에서 나오는 재질을 가지고 무엇인가 만들어본다던가.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나는 매일 차고 다니는 현무암 팔찌를 보여주며, 이걸 발견했을 때 너무도 반가웠었던 이야기를 했다. 제주는 매력적인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그걸 표현해 낸 무엇인가가 많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전용포 그래서 이런 걸 하려면 제주 도민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요. 진짜 제주도에 대해서 정말 잘 알고 있는 사람, 우리 취지와 잘 맞는 사람. 그런 사람과의 교류도 필요하고. 그리고 제주에서 생산하고 계시는 분들과의 교류도 많이 필요해요 그런 게 가능해지면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도 되고, 지역 주민들과 협업을 해서 조합을 이루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도 했어요. 이곳 제주와, 제주다움으로 제주를 찾아온 저희가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제주에 머물면서 한 번쯤 했던 생각들이고,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는 오로지 그 부분만을 위해 제주를 찾아왔다는 것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전용포 예전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이 있는데, 처음(5)에는 진짜 안 믿었거든요. 한 달인데 그냥 놀다가야지. 그런데 와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거에요. 그리고 같이 온 멤버들도 너무 좋으시고. 다들 워낙 열정적으로 하셨고. 이건 허투루 넘어갈게 아니라는 것을 그때 이미 확신했습니다.

 

 

제주다움 4, 5월 참여자들의 연합 네트워킹

 


 아래는 전용포 대표의 페이스북 타임라인 글 일부 (20176)

 

 처음엔 반신반의였다. "한 달 동안 제주에서 살게 해 주겠다고?" 페북을 보다 우연히 한 페친의 타임라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생략)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과 다양한 사고를 공유할 수 있었고, 내가 품었던 모호한 방향성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 심지어. 제주에서의 사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킹을 통해 모든 것을 자유에 맡기고, 그 자유 속에서 만들어지는 연결점을 찾고, 그것을 연결하는 것이 센터의 실험적인 취지였기 때문이다. 도외 지역의 기업, 또는 창업자. 스타트업들이 제주지역문화와 환경을 체험하고, 제주도의 여러 업체들과 업무제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것이 핵심이다. 단지 디지털 노마드를 경험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을 통해 또 다른 연결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연결점들이(제주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지속적인 교류와 네트워킹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체류를 하면서 처음과는 다른 태도로 점점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사명감마저 들었다.

 


# 환기, 동기부여, 변화의 제주

 

 이번 달에는 전용포 대표 혼자가 아니었다. 함께 온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제주가 어떠한지 들어보고 싶었다. J-SPACE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던 메타플랜 팀장 황윤기 님을 붙잡아,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메타플랜의 황윤기 팀장()과 전용포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

 


황윤기 사실 지금 저희 회사가 새로운 정의를 해야 할 때에요. 저희 쪽 일이 좀 복잡한데, 항상 여러 회사 여러 사람들과의 협업을 해야만 하거든요. 이제 시대의 흐름도 많이 변했고, 그만큼 저희가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하려면 환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환기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대표님한테 들었던 이곳이었어요.

 

 1인 기업이든 2인 기업이든 잘나가든 기업이든, 다른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환경을 많이 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이곳에 와서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보며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건축일은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소통이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모두가 다들 어려워하는데, 저희는 그걸 깨뜨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당연히 저희가 변화 돼야만 하겠죠. 저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그런 장치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게 이제 2주가 조금 넘게 흘렀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메타플랜 황윤기 팀장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9


 

황윤기 하던 일을 그대로 가져와 하는 것으로만 본다면 효율성은 조금 떨어졌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과정으로 본다면, 다음 행로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으로서 성공적인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일이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려요. 몇 년을 하는 일도 있고 그래서 과정이 항상 중요해요. 지금 디자인한 게 3년 뒤에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동기부여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분명 지금 그 환경 속에 있고요.

 

 막혀 있던 생각들이 자연스레 환기되는 곳, 다음 과정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는 곳,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 결국 제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곳이 아닐까.

 

 늘 그랬듯이, 마지막에는 두 사람 모두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했다. 제주에 와서 무엇이 가장 좋았는지.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머물고 있는 황윤기 님은, ‘함께 바라보는 아름다운 풍경에 대해서 얘기했고.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전용포 님은, ‘만남을 통해 자신이 변화되는 느낌이 참 좋다고 답했다. 아름답고 소중한 풍경과, 특별하고 따뜻한 만남, 제주하면 떠오르는 소중한 순간들이다. 그만큼 모두에게 의미 있게 자리 잡은 이 제주가, 앞으로도 계속 제주다운 제주, 제주스러운 제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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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11,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서 공유한국의 오선미 대표를 만났다. 그녀와는 7월에도 제주다움프로그램에서 만났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기회가 되어 제주에 왔다고 하기에, 제주에서의 두 번째 달은 어떤 느낌인지 또 이곳에서의 업무는 어떻게 진행 되어 가는지 자세히 듣고 싶었다. 7월에도 지금도 제주의 이곳저곳을 열심히 영상에 담으며 중국에 알리고 있는 공유한국, 이 회사가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먼저 들어보기로 했다.



# 한국을 공유하다


영상 콘텐츠 촬영 중인 공유한국춘천 / 2016

 


오선미 대학 졸업 후 중국에서 4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온라인쇼핑 관련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관련 경력 10년차가 되었더라고요. 지난 10년간 가까이에서 중소상공인들을 만나면서 내수시장 침체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 결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었어요. 대기업에 판로를 뺏기거나 자금이 없어서 쓰러지고 있다는 현실을 자연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중국관광객이 눈에 들어왔어요. 쓰러지는 한국의 중소상인과 늘어나는 중국 개별여행객의 연결고리를 찾고, 저질 한국관광 상품 및 여행을 개선하고 진짜 한국을 알릴 기회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창업을 했습니다.

 

 공유한국은 한국을 공유하다라는 의미로, 방한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진짜 한국을 알리고 싶어서 창업한 회사에요. 한국의 여러 장소(업체) 및 제품 등을 한국/중국에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여행과 관련하여 제작한 영상들은 중국 온라인사이트 3곳과 중국 온라인 블로그에 포스팅 하고 있어요.



오선미 대표가 간략하게 정리한, 지금의 공유한국

 


 그녀는 중국 관광객이 많은 제주에 오기 전에도 이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개인적으로 중국어에 대한 질문을 자주 했을 때도, 아무런 막힘없이 설명해줄 정도로 중국어에 능숙했다. 함께 일하는 배명옥 님(중국업무 총괄팀장)도 한국말이 굉장히 능숙하지만 분명 중국사람. 이 정도면 분명 중국과의 어떤 인연이 있지 않았을까.

 


# 중국과의 긴 인연

 

오선미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저는 어려서부터 사업에 대한 마인드가 있어서, 대학은 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상고에 들어갔어요. 3때 취업을 해서 나쁘지 않은 회사를 다녔는데, 대학을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그 당시 사회의 현실과 적나라하게 마주했어요. 그래서 회사를 1년 정도 다니다가 관두고, 다시 공부해서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제 성격상, 20대의 목표는 많은 경험과 도전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것이 아닌 같은 업무가 계속 반복되다보니 조금 지루해졌어요. 내가 영어를 못하니까 차라리 이번 기회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나 갈까 싶었는데, 친구가 ‘10년을 해도 안 되던 영어가 필리핀 간다고 되겠냐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러 중국으로 오라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바로 중국으로 넘어 갔죠.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하고, 바로 서울로 오려다가 또 한 번 친구의 제안으로 중국에서 취직까지 하게 되었어요.

 

 친구의 제안 하나로 바로 방향을 틀거나, 어떠한 결정을 바로 내리는 모습에 오선미 대표의 스타일이 확연히 담겨 있었다. 그녀는 경험과 도전이라는 목표를 망설임 없이 그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오선미 그곳에서 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친구에게 제안이 왔어요. 그 친구가 델 컴퓨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 동네도 깨끗하고 일하기도 좋다며 면접을 보라고 했죠. 그래서 바로 제가 들어가게 될 팀의 과장에게 전화 면접을 보게 되었어요. 갑자기 전화로 저한테 아무거나 팔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당당히 팔게 없는데요?” 라고 했어요. 그래도 아무거나 보이는 것을 팔아 보라고 하기에, 눈앞에 있는 DVD 플레이어에 대해 설명을 했어요. 그때의 답변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과장과 친구의 추천으로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처음 일을 시작 할 때 그곳의 부장이 저한테 여기는 100m 달리기 속도로 마라톤을 하는 곳이에요. 그걸 할 수 있겠어요?” 라고 물었는데, 저는 너무도 당당하게 재밌겠는데요? 좋은데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나요. 다행히 일에 금방 적응을 해서 금방 자리를 잡았고, 1년 반 동안 일을 했어요. 명옥씨도 그곳에서 만났고요. 그런데 제가기관지가 많이 안 좋아져서, 회복을 위해 3 7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오선미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일단 자본 없이 시작 할 수 있었던 온라인 창업에 뛰어 들었어요.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렸고, 성공한 창업 선배로 특강을 하러 갔다가 강의를 잘 한다는 평을 들어 한동안 온라인 창업 강의를 하기도 했어요. 강의만 하면서 생활을 하다가 건강 상태 때문에 강의도 접고, 백수로 있을 수는 없어서 대학원(온라인쇼핑 MBA 과정)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쭉 온라인 관련 일을 이어온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을 때 중국 관련 업체에서 일을 하던 동생이, ‘중국 마케팅 관련해서 제대로 된 전문가가 없다며 언니가 하면 잘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고, 그렇게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좀 스토리가 길죠?


 확실히 그녀는 중국과의 인연이 깊었다. 중국에서의 경험들이 바탕이 된 덕분에 그만큼 제주에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그들과의 교류가 이루어져야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름 그대로의 공유한국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서울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을 꾸려가던 그녀가,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 진짜 한국, 제대로 된 여행

 

오선미 중국 마케팅을 누군가 알려준게 아니다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한국 온라인에서 하던 데로 중국에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걸 어떻게 접근하지 생각하다가, 한국 여행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영상제작과 함께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걸 1년 동안 했을 때, 직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그동안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였고, 이제 진짜 비즈니스를 하자고. 그동안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중국 사람들에게 뭐가 필요할까? 고민을 하다가, 쇼핑에 치우쳐져있는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에 도움이 될 만한 효율적인 아이템을 생각해냈어요.

 

 선물을 사는 것에 시간을 다 소비하고 돌아가는 그들의 여행을 더 여행답게 해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어요. 혹시 같은 방식으로 하는 곳이 있나 조사하다보니, 중국에 샤먼이라는 섬(제주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섬)에서 이런 시스템으로 이미 일을 시작했고,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어요. 중국에 분명 이러한 니즈가 있으니 이걸 제주에서 하면 좋겠다! 그때 처음 제주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제주에 머물면서 더 조사하고 구체화시켜보면 좋겠다, 또 제주 현장을 돌아다니며 촬영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 그렇게 제주다움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7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김녕 해수욕장 / 2017

 


 7월 한 달 동안 제주에 머물렀던 일이, 그녀가 갖고 있던 아이템에 크게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발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배명옥 님과 함께 다시 이곳 제주로 돌아왔다.


오선미 7월에 제주다움을 하면서 가능성을 봤어요. 제 비즈니스가 이곳에 적합하다는 확신이 들었죠. 8월에는 서울에서 자료들을 정리했고, 제주에서 인프라를 구축해야겠다 싶어서 다시 신청하게 되었어요. 8월에는 이곳(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피칭데이에도 참여했어요. 제 사업 아이템에 대해 발표했고, 감사하게도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이 돼서 91일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 기업이 되었어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 한 것 같아요.



8피칭데이에서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는 오선미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 제주에서, 카페에 누워서

 

 공유한국의 직원은 세 명으로, 7월에는 중간에 다른 한 명이 제주에 다녀가기도 했었다. 또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곤 했었다. 일부는 외부에 나와 있고 다른 직원과 떨어져 있는, 리모트 워킹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혹시 제주에 와있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을까.

 

오선미 저희 같은 경우는 제주에 대한 자료와 콘텐츠가 필요한데, 서울에 있으면서 제주로 출장을 오려면 숙박이나 사무실이 없어서 비용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해요. 그런데 제주다움 덕분에 사무실과 숙박을 제공받으니까, 오히려 서울에 일이 있을 때 비행기 값만 내고 다녀오면 되니까 더 좋고, 효율적이더라고요. 일단 그게 제주다움 참여의 가장 큰 이점이었어요.

 

리모트 워킹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조직이 작기 때문에 가능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운영해오며 각자의 역할이 확실해졌어요. 굳이 터치하지 않아도 각자 정해진 기간 안에 자기 일을 하게 된 거죠. 정해진 순서대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일을 진행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명옥씨가 제주에서 촬영을 하고 자료를 공유하면, 서울에 있는 영성씨(영상콘텐츠 총괄)가 받아서 편집을 하고, 그동안 명옥씨는 다음 스토리를 기획하고, 또 추가 자막 작업을 하고, 포스팅을 하고. 제주에 있는 동안에도 아무 문제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되었어요. 사실 처음 공유한국을 창업할 때도, 명옥씨랑 강남에 카페에서 일을 했었거든요. 단골 카페가 있었는데, 저희가 매일 첫 손님이었어요. 그 후 사무실을 얻긴 했지만 많이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편이었고, 그래서인지 제주에서의 업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는 서울에서도 이미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혹시 제주이기 때문에, 제주만의 이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오선미 일단은, 주말에 차를 렌트해서 애월로 가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카페에서 일을 했어요. 집중이 정말 잘 되더라고요.



공유한국 직원들과 함께. 왼쪽부터 오선미 대표, 배명옥 팀장, 정영성 사원 제주 에코랜드 / 2017

 


 여행과 일을 동시에 했다는 말이었다. 분명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운 모습. 그리고 흔히 얘기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 인터뷰 중간부터 옆에 앉아 있었던 배명옥 님도 한 마디 거들었다.

 

배명옥 전제 조건은, 거기에서 잤다는 것. 카페에 누워서 잤어요. 너무 좋았어요.

 

오선미 쉬고 나니까 일이 더 잘 됐어요. 능률이 더 올라갔죠. 명옥씨도 이건 제주니까 가능하다고 너무 좋다고 얘기 하더라고요. 8월에 왔을 때 애월에 있는 펜션에서 혼자 묵었는데, 펜션 사장님과 얘기하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얘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본인도 중국과 일을 한다며 이야기 좀 나누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협업 업체가 생겼어요. 제주에는 그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어디에 갔다가, 저 이런 일 해요, 그러면 어 그럼 나도 이런 일 하는데, 이런 부분 같이 할 수 있겠네요! 이런 과정. 연결이 참 잘 되더라고요. 놀러가고 여행을 다니다가, 비즈니스 파트너가 생기고. 그 소개가 또 다른 소개를 불러오기도 하고 참 좋았어요.

 

 제주에서의 만남은 혹 시작이 어려울지는 몰라도,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면 그 형태가 서울에서의 일적인 만남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공유한국의 비즈니스 마인드나 갖고 온 아이템, 일하는 방식이 제주와 참 잘 어울렸다.

 

오선미 회사 규모가 작기도 하고, 각자가 각자의 일을 알아서 하는 것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미팅도 월에 한 번만 해요. 이 달에 어떤 일을 할 거다, 메인 스케줄이 나오면 각자의 역할을 스스로 감당해요. 본인이 자기 할 일을 정리하는 거죠. 자기 스케줄을 다 자기가 관리해요, 터치하지 않고.

 

  나는 그 얘기에 강한 긍정을 표했다. 그 부분이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하는 패턴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

 

오선미 그걸 할 수 있어야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킹이 가능한 것 같아요.



9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간드락 게스트하우스 / 2017

 


# 제주도만의 시간

 

 인터뷰 당일 기준으로 이제 9월 체류도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마지막으로 질문으로 남은 기간 동안 회사 입장에서 그리고 개인 입장에서 얻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오선미  , 지금은 개인이 없어요. 회사의 목표가 개인의 목표죠. 진행 중인 비즈니스 관련 네트워크를 많이 쌓는 것이 목표에요. 물론, 여기서 제일 하고 싶은 건 마라도에서 짬뽕 먹는 것! 7월에 명옥씨랑 마라도에서 먹은 짬뽕이 너무 맛있어서, 9월에 꼭 다시 가기로 마음먹었거든요. 7월에 느낀 건데, 그냥 관광으로 왔을 때는 모르는 제주의 모습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걸 사람들한테 많이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어요. 제주에 왔으면 일단 마라도에 가서 짬뽕이랑 탕수육을 꼭 먹으라고 할 거고요. 두 시간이면 가니까! , 송악산 둘레길도 꼭 다녀오시고요.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마라도에 다시 간다고 하기에, 다음에는 나도 함께 하자고 얘기했다. 추가로 질문을 더 하려다가 그대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가장 제주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어떤 마인드, 어떤 아이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든 그 과정 속에 항상 있어야 하는 것이 충전이다. 각자가 갖고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만의 쉼, 각자만의 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 그것이 제주도 리모트 워킹이 가진 매력이자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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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28,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Space에서 <디지털 노마드 밋업>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스마트워크, 똑똑하게 일한다라는 주제로 세 명의 강사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 혹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각자만의 일하는 방식과 모습들에 대해 들려주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황지윤 과장, 앨리스원더랩 김지환 대표, 제주스마트복지관 문현아 팀장의 순서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내가 사전에 약속을 잡은 인터뷰이는 김지환 대표였다.

 

 

디지털 노마드 밋업에서 강연중인 김지환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4월 달에 제주다움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사실 외에는 아는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김지환 대표의 강연을 들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나는 제법 큰 목소리로 웃었다. 이야기가 재밌거나 우스워서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 대처한 그의 모습이 너무도 흥미롭고 놀라웠기 때문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반응이지 않았을까? 김지환 대표는 힘들다고 하면 힘들었을 회사의 지난 모습들을,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들을 재치 있게 그리고 시원하게 풀어냈다. 어쩌면 나는 결코가질 수 없는 모습이어서 더 흥미롭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강의를 마치고 바로 그를 만났고, 일단 그가 어떤 사람인지 편하게 들어보기로 했다.

 

 

# 내 삶, 일에 대한 실험

 

김지환 공대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저는 늘 정체성과 싸워왔습니다.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일을 해야 할까는 늘 저의 숙제였어요. 그렇게 저만의 삶, 일하는 방식을 스스로 만들어 왔습니다. 신문배달, 3D 애니메이션 인턴, 네이버 UXDP, 대학원 진학, 대기업, 스타트업은 경험을 중요시 하는 제 삶의 방식의 결과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는 늘 새로운 걸 하는 사람, 늘 실험하는 사람이었고 안주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이 놀라지 않았던 것도, 아마 이런 저의 방식과 태도를 봐 왔기 때문이겠죠.

 

일단 경험해봐야 안다. 일단 하자!”

 

스타트업 대표, 이런 걸 할 줄은 사실 몰랐어요. 그냥 제가 원하던 일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살다보니 현재의 위치가 여기였습니다.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UX, 인터랙션 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 LG전자에서 연구원으로 3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창의적이진 않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를 늘 좋아했고 그렇게 우연히 미래 기술을 이용한 UX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3년 동안 약 400개가 넘는 아이디어를 특허출원하게 되었어요. LG전자에서는 잘했다며 발명왕도 주고 특허가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가고 Microsoft에도 팔리는 것을 보며 제 아이디어가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과 사람들에게 내 서비스, 제품, 아이디어를 내놓고 싶어졌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스타트업입니다.

 

 

# 전혀 다른 삶의 방식, 스타트

 


회사 직원들과 함께 - 김지환 대표, 이사무엘 공동창업자, 장래영 공동창업자, 전웅 공동창업자

 


김지환 새로운 업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같이 함께할 팀원을 모으고 그 사람들과 운영한 회사의 조직을 꾸리고 들어가는 비용을 구하는 일은 하나하나가 모두 생소하고 어려운 일들이었습니다. 우선 퓨처플레이 인큐베이팅에 들어가 아이디어를 발굴하면서 팀원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1년이 지난 뒤에 투자유치를 하며 법인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4명의 뛰어난 공동창업자들이 든든하게도 함께 해주었고 현재 6명이 함께 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늘 새롭고 이전에 해보지 못한 일을 하고 있어요. 책에서만 보던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실제로 실행해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사용자들이 올려주는 거리뷰 영상을 공간지리정보화 하고 이를 이용해 여러 지역을 탐색할 수 있는 비디오 맵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어서 특이한 무엇을 하고 있다는 관점보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우리의 방식으로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정해지지 않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업을 찾아 나갈 예정입니다. 우리만의 업을 우리가 정한 스타일로 해나가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 그게 창업을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 그렇다면, 못 할게 없다.

 

 그동안 창업을 한 사람들, 스타트 업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왔기에 그 특성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오래된 방식에서 탈피하고 더 효율적이고 재밌는 방식을 찾는다던가, 남들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어낸다던가, 돈을 위해 애쓰기 보다는 함께 만들어낸 아이디어, 아이템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두는 모습들. 그럼에도 김지환 대표의 강의를 듣다가 놀란 이유는, 생각한 것들을 모두행동으로 옮겼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가 강의 초반에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난다. ‘효율을 높인다면, 못 할게 없다.

 

김지환 처음 창업을 했을 때 생각한 것은, 와 내가 대표다, 내 마음대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럼 뭐부터 할까? 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생각해온 그대로 펼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시도한 것이 자율 출근제입니다. 대기업에 다닐 때 거리가 멀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래, 출퇴근 시간을 없애보자!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컴퓨터에서도 서브 모니터로 당당히 게임 방송이나 넷플릭스를 틀어 놓을 수 있는 자유로운 문화, 함께 어울려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밥 먹고 나서 식후 땡으로 모여서 게임을 하고, 꿈꿔왔던 바베큐 회식까지. 아 그리고 스타트업에게 재택은 필수 아니겠습니까? 화상으로 업무를 참여하도록 시도를 했어요. 그리고 세 달쯤 지나니까, 후회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이 회사에 잘 안 나오기 시작했어요. 의도했던 스마트한 생활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일상이 게을러지게 되었어요. 주 모니터와 보조 모니터의 역할이 바뀌기 시작했고, 야구 플레이오프 시즌에는 아주 정신이 없었어요. 식후 땡 게임이 땡이 아니라 3시간씩 이어졌고, 회식도 끝나고 나면 그대로 흩어지는 허무함. 재택도 무한대로 할 수 있게 했지만, 다들 열심히 일한다기보다는 그냥 쉬고 싶어서 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뭘 착각하고 있는지를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실리콘 밸리 문화를 많이 참조하다보니, 자꾸 뭔가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창업한 직원들도 모두 대기업 출신인데, 신입사원의 월급을 받고 일하게 하는 것이 미안해서, 보상해야 한다는 마음에 뭔가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제공하면, 동기부여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계속해서 그 동기부여에 대한 실험을 하다 보니, 그건 어떠한 복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분들의 피드백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개발자들이 어떠한 결과를 내었을 때 모두 함께 박수를 쳐주고, 그 결과를 업로드하고, 사용자들이 이용하면서 어떠한 문제가 있다고 고쳐달라는 피드백이 들어오고, 그러다보니 다들 자연스럽게 더 열심히 일하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장래영 개발팀장, 전웅 CTO, 이사무엘 CXO, 김지환 대표,

한재권 웹개발자, 정석원 안드로이드 개발자

 

 

 결국에는 효율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도한 방식들을 수정하기 시작했어요. 자율출근제를 하되, 11시 미팅에는 무조건 참여할 것. 이 미팅 시간을 통해 전날과 지금에 대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어요. 어떤 일을 할 때 이걸 왜 하는지도 계속해서 소통하고, 각자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했어요. 회식을 할 때도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앨리싱데이라고 정해서, 개발 릴리즈가 된 것을 다 같이 보고 리뷰를 한 다음에 삼겹살을 먹으러 가는 등, 보상의 개념으로 회식을 했습니다. 재택은, 효율적인 업무와 관련된 사유로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재택을 하더라도 화상을 통해 미팅에 참여하고 사무실 개인 자리에 화상 화면이 항상 뜨도록 하여 빈 자리가 없도록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효율에 대해서 계속 실험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입니다.

 

 

# 리모트워킹, 디지털 노마드, 그리고 제주다움

 

 사실 처음에는 디지털 노마드스마트 워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지만, 김지환 대표의 강의 내용은 의외였다. 그는 강의 중에 그곳에 디지털 노마드는 없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어서 제주다움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이야기를 다시 물었다.

 

김지환 효율적인 업무에 대해 실험을 하다가 리모트워킹을 하는 사람들을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 찾아보다가, ‘제주다움을 알게 되어 4월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팀장님을 보내면서 이렇게 얘기했어요. ‘한 달 동안 디지털 노마드 실험을 할 겁니다. 일을 똑같이 줄 건데,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즐기시고, 정해진 100%의 일을 채워보세요. 만약 한 달 동안의 성과가 80%라면 실패, 120%가 되면 확장입니다’. 팀장님은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열심히 일을 했어요. 그리고 스스로 내린 결론은, 저희 실험의 실패였습니다. 제가 아까 디지털 노마드는 없었다는 표현을 했는데, 물론 개발자에 대한 부분입니다. 개발자가 일 할 수 있는 업무적인 환경에 있어서는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저희는 지금도 다음 디지털 노마드 실험을 위해서 계속 결과를 분석중입니다.

 

 인터뷰와는 별개로, 김지환 대표와 디지털 노마드의 정의에 대해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 단어 자체가 최근에 많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고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져버린 것은 아닐까. 굳이 카페에 가서 일을 해야만 한다던가, 바다가 보이는 풍경에서 여유롭게 일을 해야 한다던가, 마치 돌아다니면서 일을 해야만 디지털 노마드라고 불릴 수 있는 것처럼, 조금은 보여주기 식의 이미지가 잡힌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에는 나도 크게 동의했다.

 

김지환 저는 본인이 디지털 노마드라고 한다면, 디지털 노마드라고 생각해요.

 

 김지환 대표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더라도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디지털 노마드는 어떠한 모습이다가 아니라,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업무 환경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갖추는 것이 아닐까.

 

 

# 디지털 노마드 in 네팔

 

 는 디지털 노마드를 다시 실험하기 위해 네팔로 떠난다고 했다. 저번에 직원 한명을 했을 때 효율이 조금 떨어졌으니, 이번에는 함께 이동해보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또 실행으로 옮긴다는 말에 나는 또 웃음이 나왔다.

 

김지환 네팔은 저희가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해서, 히말라야를 비디오 맵핑하면 어떨까, 상업성도 있겠다 생각해서 계획하게 되었어요. 거기에 가면 가이더들이나 포터들이 있어요. 그들과 함께 영상을 찍고, 비디오 맵을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펀딩도 진행했습니다. 연내에 다 같이 넘어가서 그곳 환경에 맞는 사업을 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작업을 할 것 같고요. 모든 직원이 해외로 다 같이 움직이면 어떨지, 실험해보고 올 것 같습니다. 네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되면, 전 세계에 랜드마크에 적용시키고 싶어요. 앙크로와트나 이집트 피라미드나. 일단 이 첫 번째 실험을 통해 직원들도 모두 테스트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구글 지역가이드들을 만나 AlleysMap 소개하고 설명하는 모습 - 네팔 카투만두 / 20178

 

 

# 실패가 곧 장점

 

 그의 이야기에 푹 젖어 대화를 나누다보니, 중간부터 내 역할을 놓치기 시작했다. 글로 담아낼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내가 궁금한 이야기만 듣고 있었다. 그에게 제주에서의 시간들을 조금 더 듣고 싶었다. ‘제주다움을 통해 한 달을 제주에서 지내면서 어떠한 장점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김지환 저는 저희가 실험에 실패한 것 자체가 이점이라고 봐요. 실패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패로 끝나면 그거야 말로 문제죠. 실패했다고 없앨게 아니라 계속 나아갈 거니까요. 사실 무엇인가를 실험해 본다는 것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6명이 있는 회사에 돈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제주에 보내려고 해도 숙소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의 참여 이유가 충분하다고 봐요. 이 프로그램을 마케팅 한다면, 부담 없이 와서 실험하고 실패하세요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여기 와서 꼭 성공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스타트업이 실험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이점이에요.

 

저는 시도 자체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것을 실험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예를들어 제가 제주다움에서 어떠한 시도를 해본다면, 디지털 노마드 페르소나 캐릭터를 만들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통계를 기반으로 해변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혼자 조용히 구석에서 일하는 사람 등 디지털 노마드의 캐릭터를 여러 가지 만들어서, 내가 만약 제주다움을 지원했을 때 나는 어떤 캐릭터에 해당하는가? 아니면 한 달 동안 참여를 하고 나는 어떤 캐릭터인지 찾아가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저는 이런 방법들이 너무 좋습니다. 제주다움 프로그램이 즐겁게 잘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이곳이 아니라 카페 하나를 빌려서 해도 좋지 않을까요!

 

 

제주다움 첫날 단체 사진 간드락게스트하우스 / 20174

 

 

 김지환 대표는 이번 강연에 참석하게 된 것도 제주다움 프로그램과의 인연이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있을 때, 지난 7월에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물었듯이 그에게도 갑작스레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제주다움이란? 그는 원래 이렇게 준비 없이 대답하는 건가요?’라며 멋쩍게 웃었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답해주었다.

 

김지환 제주다움은 실험소 같아요. 계속, 그렇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다시, 제주

 

 인터뷰를 끝마치며 마지막으로 그에게 물었다. 혹시 또 한 달을 제주에 머물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시간들로 채우고 싶은지. 그의 대답은 간결했고, 확실했다.

 

김지환 그냥, 쉬러 오고 싶어요. 제주도의 평화로운 자연경관, 시원한 바람, 고요한 별빛을 그냥 아무생각 없이 느껴보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전에는 말 그대로 여행지를 둘러보기 바빴고, 스타트업 이후에는 업무를 하러 가는 게 더 많았어요. 이제 가볼만한 여행지는 모두 한 번씩 가보았고 제주도의 경험도 쌓여가니, 이제 그냥 제주도를 느끼는 쉼을 경험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언제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그의 마지막 말의 나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웃었다. 제주는, 그런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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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훈 안녕하세요, 고재훈 입니다저는 제주에 온 지는 4년 정도 되었고, Front-end Web 개발자 입니다. 제주로 와서는 제주소재지 회사에서 개발자로 2년 넘게 일하다가 퇴사 후 스타트업에서 원격근무로 8개월 정도 일했었고, 3개월 전 부터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J-Space 제주로 이주를 하셨는데, 왜 제주에 오시게 되었나요?


고재훈 원래는 결혼 후 아내와 함께 일본에 나가려고 했었어요. 아내는 일본에서 3년 동안 일을 했었고, 3년 취업비자를 막 받은 상태였죠. 그런데 아내가 결혼 준비를 위해 한국에 들어오고 2주 있다가 일본 쓰나미, 방사능 유출 등의 문제가 생겨서 일본행을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타던 오토바이를 가지고 제주 여행을 하게 되었어요. 910일 동안 여행 했었는데, 이곳에서 있던 일들이 너무 좋았었어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친절함, 가족들 분위기, 있었던 일들을 아내는 너무 좋아했고 제주에서 살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서울로 돌아간 후 제주도에 회사를 구하기 시작했지만 잘 안되더라구요. 우연히 아는 지인이 제주에 있는 IT회사의 개발팀장 이었고, 소개해주셔서 이직에 성공했죠. 나중에 알았떤 사실은 제가 서울에서 받던 연봉이 너무 높아서 이력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됐었다고 하더라구요. 결국엔 서울에서 받던 연봉의 절반 수준으로 연봉을 내리고 제주에 오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내는 하도리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고 있고, 전 아내의 일을 도우며 육지에서 프로젝트를 받아서 하고 있어요.





J-Space 제주에서 프리랜서로 일 하고 계신데, 어떠신가요?


고재훈 제주에 처음 내려왔을 적에는 좀 힘들었어요. 제주 내에서 원격근무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많지 않았고, 육지에서는 거리가 멀다 보니까 회사에서 미팅이 필요할 때에 제가 바로바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초반에는 지인들이 주는 일들을 했는데 지금은 그 프로젝트들이 다 끝나서 새로운 일을 찾고 있어요. 나름 괜찮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에서 일을 찾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개발 일 이외에 개인적으로 블로그나 SNS 운영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정보를 접하고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주변에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 계시면 SNS운영에 대한 컨설팅 등을 하고 있어요. 아내가 캘리그라피를 하고 있어서 가끔 간판 의뢰가 들어오는데, 제가 장비를 이용해서 뭔가 만들어드리기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역시도 큰 수익이 되지는 못 해요.


J-Space 그 동안 본 재훈님의 모습으로 예상컨데, 어디서든 업무를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어보이시거든요. 선호하는 업무 스타일이 있으신가요?


고재훈 업무 스타일은...평소에는 집 혹은 아내의 공방에서 일을 합니다. 커피숍이나 J-Space에서도 일을 하고, 딱히 장소를 가리지는 않아요. 그래서 노트북 같은 것들도 성능이 좋지 않아도 가볍고 이동성이 좋은 것으로 사용하죠. 1주일 동안 금능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일을 한 적도 있어요. 사실 예전에 육지에서 일 할 때에도 회사일 외에 외주업무를 계속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원격으로 일하는 것, 회사 밖에서 일하는 것에 익숙해요. 그래서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 같아요.


J-Space 이전에 재훈님이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자세히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고재훈 저는 중학고 때부터 춤을 췄었어요. 군대 가기 전까지 댄서라는 직업으로 연습실에서 강사도 하고 신인가수 트레이닝을 하거나 안무를 짜는 일도 했었는데, 춤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웹/편집/3D 디자인을 배웠습니다.





  전역 이후에 멀티미디어과를 입핵해서 2년 동안 공부했어요. 졸업 후에 대학 선배가 소개해준 회사에서 1달동안은 아르바이트로 일을 했었어요. 회사의 제안으로 3개월 더 일하게 되었고, 회사에서 저의 실력을 인정해주셔서 1년 계약직으로도 일을 했는데, 프로젝트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나서 정직원이 되고 1년 만에 승진도 할 수 있었죠.


  제가 처음 했던 큰 프로젝트는 '하나은행' 프로젝트였어요. 하나은행 웹 사이트를 전체적으로 리뉴얼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했었죠. 디자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굉장히 잘 되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2010년도에는 삼성닷컴 미국 사이트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주야가 바뀌어 일을 했었어요. 그러다보니 소통이 느려서 불편했는지, 미국에 직접 와서 함께 일하길 원했고 저는 급하게 미국에 가게 되었죠. 운이 좋게도 저는 되게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일 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경비원이 있는 아파트를 숙소로 제공받았고, 맨하탄에 뉴저지로 출장을 가야하면 고급한인콜택시를 불러주는 등 원래 미국 회사는 다 이러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좋은 대접을 해주셨던 거였어요. 한번은 미국 회사에 있는 프리랜서가 끙끙거리는 일을 제가 해결해주었는데, 그 뒤로 대우가 달라지기 시작했죠. 제가 우리 회사 내에서만 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데에서 일을 해도 잘 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만든 것은 갤럭시 S8 버추얼 스튜디오 모바일 웹사이트인데, 한번 보시면 이런 걸 만드는 일을 하는구나 하실 것 같아요. 참고로 꼭 스마트폰으로만 보셔야 합니다.


http://www.galaxymobile.jp/events/galaxy-studio/virtual-studio/mobile/


J-Space 사이트 제작은 재훈님이 직접 다 기획하시나요?


고재훈 기획은 기획자들이 하고, 제 업무는 기획자가 지획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해서 만드는 일입니다. 프론트 개발은 사용자가 보는 모든 화면, 액션, 애니메이션들을 만드는데 간혹 디자이너나 기획자의 요구사항 중에 실제 적용에 힘든 것들도 많아요. 그것을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의도한 바에 맞게 최대한 만들어 주고 너무 부하가 크거나 문제가 있는 것들은 의견을 내서 수정하기도 합니다.


J-Space J-Space는 언제부터 이용하시게 되었나요?


고재훈 J-Space라는 Co-working Space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용하진 않았었어요. 하도리에서 이곳 시내까지는 거리가 꽤 멀어서 자주 오진 않거든요. 이용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작년에 디지털노마드밋업 할 때 참여하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와서 쓴 소리를 많이 했는데, 행사가 전부 영어로 진행되고 통번역이 되지 않아서 화를 좀 냈어요. 참고로 그 때 행사의 소개가 '세계적인 개발자들과 소통하세요.' 였거든요. 그런데 소통에 가장 중요한 언어 통역이 되지 않아서 초반에는 화가 많이 났었죠. 하지만, 센터장님과 이곳 직원분들께서 그 부분에 대한 사과의 말씀도 주셨고, 추후에 번역본을 유튜브에 공유 해주시는 등의 액션을 보고서 이곳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어요



<2016년 진행 되었던 '디지털노마드밋업'>



  그 뒤로 하도리에서 여기까지는 멀어서 잘 나올 일이 없었는데, 함께 일하고 있는 회사 분들이 제주센터에서 진행되는 한 달 체류프로그램으로 이곳에 오시게 되었어요. 그개서 의도치 않게 이곳을 출퇴근 하게 되면서 자주 오게 되었죠.


J-Space J-Space에 오실 적에 기대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고재훈 지난번에 왔을 때 다른 분을 만나서 이야기하던 일이 재미있었어요. 아무래도 제주에서 프리랜서를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일은 어려우니까요. 


  이곳에서 제가 했던 일, 제가 가진 경험들, 대형 사이트를 설계하고 제작하고 운영했던 것들, 그런 일들에 대해서 컨설팅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아직 제주에 계신 분들은 많은 고객들에게 사이트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 사이트의 프론트적인 부분의 중요성에 알지 못 하는 것 같아요. 서버 개발은 신경 쓰시는 데, 디자인이 왜 중요한지 혹은 모바일 사이트의 경우 모든 환경에서 공통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신경 쓰시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 안드로이드폰의 경우에는 이슈가 많거든요. 같은 기기라 해도 브라우져마다 다르게 나온다던지 동작이 되지 않는다던지 하는 이슈들이 많은 것이 모바일인데, 그런 것들이 사용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크게 의식 안하고 그냥 돈만 드는 일이라고 여겨지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좀 바꿀 수 잇었으면 좋겠어요. 지금당장 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J-Space 혹시 개인적으로 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고재훈 저도 그 부분이 조금 아쉬운데, 개인 프로젝트를 잘 못 하겠더라구요. 일단 제가 개발 관련과가 아니니까 개발관련으로 깊게 파고들고 무언가를 만드는 타입은 아니에요. 저는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원하는 것을 최대한 구현해주고 사용자가 보는 화면을 더욱 부드럽고 멋지게 만드는 쪽에 가깝고 그런 결과물에 보람을 느끼는 타입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개인적 욕심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아요. 제가 직접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것 보다, 제 경험을 살려 작업하는 것이 더 좋아요.

 

J-Space 그렇다면, 개인 취미활동이 있으신가요?


고재훈 저는 오토바이 타는 걸 좋아 하구요, 고프로로 촬영하는 걸 좋아해요. 오토바이는 예전에 경주용 바이크를 탔었고, 혈혼하면서 스쿠터를, 제주 와서는 슈퍼커브라는 연비 좋은 작은 오토바이를 타고 있어요.




고프로는 영상촬영이나 편집 같은 걸 좋아해서 고프로2 때부터 사용하고 있고요. 편집이 사실 귀찮아서 잘 올리진 않고 개인적으로 타임랩스 찍는 걸 좋아해요. 제주는 높은 건물이 많이 없어서 하늘이 예쁜 날이 참 많아요. 그런 모습을 타임랩스로 만들어서 인스타나 유튜브에 올리고 있어요. 취미 생활 치고 장비가 많긴 한데, 동영상 편집이랑 촬영을 잘 하지는 못해서 좀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긴 해요. 지금은 그냥 딱 취미 생활 정도죠.


https://youtu.be/JIwdTQU3ADE [일본여행 신주쿠 고프로 타임랩스]

https://youtu.be/hwtoNlwy9FQ [태풍 오기 전 제주 하늘]

https://youtu.be/JN-J16kdjL8  [제주도 금능해변 캠핑 첫날 밤]


  타임랩스는 1시간 정도 촬영하면 15초 정도의 영상물이 나오는데, 그 동안은 그냥 집앞 풍경이나 여행 간곳에서 주로 찍었었는데 앞으로 해보고 싶은건 성산일출봉 혹은 오름 같은 곳에 카메라 설치 후 촬영하는 동안 저의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거나 고프로로 촬영하는 것을 실시간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오름 올라가는 것을 라이브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삶에 치이다보면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네요.

 

J-Space 그렇군요. 최근에 코딩수업도 하시는 것을 봤는데요, 강사로 활동 하시는 건가요?


고재훈 최근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코딩강사양성과정' 수료를 했어요. 제가 있는 하도리, 제주 동부에는 아이들이 뭔가 하고 싶어도 배울 수 있는 곳들이 없어요. 컴뷰터 학원 같은 것들이 없어서, 시내까지 나가야만 하는데 거리상으로 쉽지 않죠. 그래서 교육의 기회가 적은 동쪽의 아이들에게 제가 직접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수료했죠



<2017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코딩강사양성과정'>



교육이 끝나고 우연히 만난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구좌' 학부모님들 대상으로 코딩교육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컴퓨터 교육과 다른 점, 부모님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셔야 하는지 등에 대해 강연을 하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높았고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 줄 수 없느냐는 제안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커리큘럼을 짜고 있어요. 조만간 초등학생 대상으로 수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J-Space 혹시 온라인으로 강의를 만들어 올리시거나 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고재훈 예전에 인프런 이형주 대표님이 계셨을 적에 만나서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요. 강의 제안을 받았었는데, 못 하겠더라구요. 그 전에는 제가 회사에 다닐 때라 많이 바쁘고 시간 여유가 없었죠. 강의라는 것이 커리큘럼부터 편집까지 사람들에게 얼마나 알기 쉽게 설명 하느냐인데 그게 쉽지 않더라구요. 공이 참 많이 드는 일이죠.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지금까지도 못 하고 있어요. 그때 나름대로 커리큘럼도 만들어서 메일로 보내드리기도 하고 했었는데, 막상 예제를 만들고 뭘 하려니 힘들더라구요


J-Space 촬영은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혹시 편집기술에 대한 부담 때문이신가요?


고재훈 콘텐츠 자체가 부담 되는 것 같아요. 이 콘텐츠가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어요. ,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들을 어디까지 알려줘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사수가 없어서 뭔가를 알고 싶을 때, 누군가에게 배워서 한 게 아니라 저 스스로 삽질 및 경험을 통해 얻었거든요. '하코사'라고 네이버에 있는 웹 퍼블리셔 커뮤니티가 있는데, 2004~5년쯤에 그 곳의 질문 게시판 1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 게시물을 다 봤었어요. 다 보고 필요한 부분들은 따로 블로그에 옮겨두고, 그런 식으로 배웠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이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필요하다거나 필요하지 않다거나 하는 판단이 안서는 거예요. 그래서 조금 더 망설였던 거 같아요. 지금은 실무에서 사용하고 필요한 것들, 그러니까 제가 일을 하면서 필요했던 것들로 커리큘럼을 만들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J-Space 온라인 컨설팅 플랫폼을 운영해 보시는 것은 어떠신가요?


고재훈 좋긴 하겠죠. 예를 들어 쇼핑몰을 만드시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얼마의 예산을 가지고 있고, 뭘 하고자 하시는지 파악 후에 역량에 맞게 컨설팅 해주는 식으로도 가능 하겠죠. 제가 여러 방면으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제가 아는 경험들을 토대로 가이드를 잡아 드리는 일도 좋을 것 같아요.


J-Space 그렇군요! 앞으로 재훈님이 하시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 응원할께요! 긴 시간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재훈 Contact


이메일     works.hoon@gmail.com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2gooro/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NEMOhoon

링크드인  https://www.linkedin.com/in/nemo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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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의 뜨거운 태양을 거침없이 받아낸 듯한 구릿빛 피부에 짧은 숏커트가 매력적인 프리랜서 개발자 이수진님을 J-Space에서 만났습니다. 작곡을 전공했고,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지금은 1년차 개발자로 경험을 쌓고 있다고 하는데요. 당차고 한량(?)일 것 같았던 첫인상의 이수진님은 오히려 신중하고 자신에 관해 철저한 사람이었어요.

 

 

J-Space 제주에서 리모트워크를 해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요?

 

이수진 제주에 여행을 길게 와보거나 지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주라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가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제가 리모트워크를 시도해 본적이 없어요. 서울에 살면서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사무실 밖에서 리모트워크를 한다고 하긴 했는데, 프로젝트 멤버들을 너무 자주 만나다보니 사실 사무실을 벗어낫다 뿐이지 같이 일하는 것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지리적으로 바운더리를 완전히 벗어나서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예전에는 2년 반 정도 직장생활을 했었어요. 10시부터 7시까지 같은 사무실에서 항상 같이 일하고, 아침마다 모여서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항상 공유 했고요. 제가 개발팀이었는데 개발자들의 로망이 디지털노마드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실제로 될까?라는 부분에 있어서 저는 안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왜냐하면 팀원들이랑 의견 충돌이 있거나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될 때, 얼굴 보고 이야기 하는것이 낫지 밖에 있으면 메신저로 해야 되니까.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주에서 한 번 경험해보고 제 자신을 실험해보고 싶었어요.



<제주의 하르방과 함께 한 이수진님>



J-Space 저는 수진님이 본투비 리모트워커인줄 알았어요. 인터뷰 하자고 했는데 자꾸 서면으로 하자고 해서(웃음) 대면하는 것 별로 안좋아하는건가 했거든요.

 

이수진 저는 직장생활을 마친지 얼마 안돼서 리모트워크라는 업무방식은 저에게도 생소해요. 직장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챌린지였고. 사무실이라는 업무공간을 벗어나는 것도 솔직히 무서웠어요.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한다는 것이 자유로울 것 같고 장밋빛인 것처럼 그려지는데, 한편으로는 내 사무실이 없고, 팀원이 없고, 소속이 없다는 것이 두려웠어요. 이게 잘 맞으면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고, 저랑 맞지 않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다시 회사로 들어간다던지, 저한테 맞는 것을 찾고 싶어요.

 

J-Space 프리랜서 개발자가 리모트워크로 일할 때 애로사항은 있더라고요. 일을 따낸다는 것, 신뢰를 확보한다는 것, 일을 제때 마감한다는 것. 이런것들이 중견 개발자는 할 만한데 젊은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이수진 , 제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다른 분께서 소개해주셔서 하게 되었어요. 어느 스타트업에서 필요한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어요. 계속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고, 로그 기록을 계속 확인하기도 하거든요. 내가 어떤 업무 하고 있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이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 분도 알아야 되죠. 그래서 연차가 짧거나 경력이 없는 분들은 이런 플랜을 짜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강제성이 없다 보니까,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매니징할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게 관리가 어렵다면 많이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안보이는 곳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 베이스라서 어려움이 있어요.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 공유하고, 어디까지 했고, 이 일을 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 같고, 최종 데드라인을 계속 알려줘야 해요.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업무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

 

J-Space 수진님은 프리랜서로 일한지 얼마나 됐나요?

 

이수진 저는 기획자로 입사를 했다가 회사 다니면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바꿨어요. 그래서 연차는 1년밖에 안돼요. 대학 졸업하고 입사해보니 기획자가 할 수 있는 포지션이 많이 없어졌어요. 사업 계획이 변동되면서 잦은 부서이동 때문에 업무의 연관성이 너무 없었고, 기획보다는 운영적인 것을 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가 담당한 플랫폼이 회사에서 전투적으로 운영하고자하는 서비스는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개발자는 기능을 구현하는데 재미를 느끼고, 날마다 성장을 한다는 것이 정말 부러웠어요. 저랑 같은 선상에서 출발 했는데, 개발자 동료들은 1, 2년 지나니 제가 다가갈 수 없는 어떤 영역에 닿더라고요. 자기가 좋아하기도 하고 열심히 하기도 하니까 실력이 급성장하는 거에요. 그들은 업무 퍼포먼스도 좋고 성과도 좋은데, 저는 제자리였어요. 너무 스트레스 받았어요. 그래서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스터디 많이 나가고 하면서 커리어를 바꾸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J-Space 그때가 장고걸스를 시작한 때인가요?

 

이수진 네. 파이썬으로 처음 프로그래밍에 입문했어요. 당시 업무가 온라인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만드는 일이었는데, 어쨌든 개발 지식도 알아야 하고 해서 파이썬을 공부를 했고, 장고걸스 커뮤니티도 그때 같이 시작하게 됐어요. 운 좋게도 그 때는 시간이 정말 많아가지고.(웃음) 공부도 하고 튜토리얼 번역도 다 하고 장고걸스 워크샵 준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여력이 되었어요. 저는 장고걸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좋은 분들도 만나게 되고 그 분들을 통해 기술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술에 관심있는 여성들이 와서 프로그래밍으로 웹사이트를 한번 만들고 가보는 경험을 주는 워크샵은 없었거든요.



<장고걸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때의 이수진님>



J-Space 장고걸스 프로젝트를 좀 더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이수진 장고걸스는 2014년에 설립된 여성들의 프로그래밍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지해주고자 설립된 비영리 단체이자 커뮤니티에요. 폴란드에 있는 올라 시타스카(Ola Sitarska)와 올라 센데카(Ola Sendecka) 두 분이 파이콘에서 만나 “왜 컨퍼런스에는 우리와 같은 여성 개발자들을 찾아보기 힘들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어요. 이전에 레일즈걸스 커뮤니티에서는 코딩을 처음해보는 여성분들을 대상으로 워크샵을 진행했었고, 이들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파이썬 & 장고 튜토리얼을 제작했고 오픈소스로 공개했습니다. 현재 1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지난 3년동안 전 세계 77개국에서 380개 워크샵이 열렸고, 3만명이 넘는 여성들이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저는 2015년 여름에 저와 레이첼이라는 미국인 친구와 함께 파이썬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저의 멘토셨던 개발자 분을 통해 장고 프레임워크와 장고걸스튜토리얼을 알게 되었어요. 레이첼이 장고걸스워크샵을 열어보자고 제안했어요. 자원봉사자 코치 분들과 함께 장고걸스 튜토리얼을 번역을 첫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 장고걸스서울이라는 커뮤니티로 장고걸스 워크샵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어요. 장고걸스 워크샵은 일종의 파티패키지와 같아요. 워크샵 개최 경험이 전무해도 워크샵 준비매뉴얼과 코치매뉴얼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개최할 수 있어요. 또한 워크샵에 필요한 모든 준비물 -현수막, 포스터, 이름표, 후원메일작성법- 등까지 모든 것들이 공개되어 있어서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심지어 여성개발자들을 대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매너교육도 있어요. (웃음) 가령, 튜토리얼에는 여성들은 가면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는데 실제로 잘하고 있음에도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니,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주라는 조언이 있어요 그래서 아예 워크샵을 할 수 있게 프로세스가 다 매뉴얼화 되어 있으니 누구든지 신청할 수 있죠.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파티패키지”를 신청하면 풍선과 뱃지, 스티커 등 워크샵 용품들이 국제 택배로 발송되어요. 실제로 워크 받기 힘든 곳이 있기 때문에  있어요. 그래서 그런것들을 살 수 없는 지역에서도 신청하면 파티패키지로 받아요. 현재 같이 저와 장고걸스서울을 시작한 레이첼은 미국에서 장고 개발자로 일하며 장고커뮤니티의 기여를 인정받아 장고 재단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J-Space 앞으로는 어떤 일 하고 싶으세요?

 

이수진 지금은 자바스크립트로 개발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해요. 내년에는 장고걸스와 유사한 여성 대상의 자바스크립트 워크샵을 개최해보고 싶어요. 매일매일 성장할 수 있는 일, 나의 인생을 의미있게,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J-Space 그래도 무던히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이수진 많이 참고 살았습니다.(웃음) 도스토옙스키 모든 인간에게 가장 끔찍한 벌은 "평생 동안 아무 쓸모도 없는 일"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말했다고 하는데요. 저는 회사를 다니면서,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 많이 힘들었어요. 누군가가 나를 성장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은 최악의 고통이었어요. 어느 날 출근 길에서 버스를 탄지 10분 만에 실신한 적이 있었어요. 무기력증 때문이죠. 책상 앞에 있는 제 자신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보였고,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만큼 가혹한 형벌은 없어요. 그동안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구나라는 생각에 그 날 이후로 마음을 많이 정리했어요.

 

J-Space 그 스트레스를 달리기에 푸신건가요?

 

이수진 네. 운동도 마음에 여유가 있어요 시작할 수 있는데, 마음고생할 때는 운동도 하지 못했어요. 퇴사를 준비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작년 12월 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지금은 주 3-4회 정도 꾸준히하고 있어요.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지 달릴 수 있으니까요.


 

<제주의 해안도로를 달리는 이수진님>



J-Space 달려라하니 같아요.

 

이수진 일 모니터 보고 앉아 있으면 답답함한데, 파이팅 넘치는 분들과 함께 달리면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져요. 서로 격려하고 응원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지요. 혼자 일하다보면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데,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 러닝에 입문하시면 최대한 우리집과 가까운 곳인 우리 동네 한바퀴를 달려보세요. 달리기를 하면서 그동안 몰랐던 숨겨진 장소도 발견하고, 새로 생긴 가게도 보면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거에요.

 

 

 달리기를 좋아하는 당찬 여성개발자 이수진님. J-Space 이곳 저곳을 누비며 건강한 에너지를 전해주었어요. 제주에서 장고걸스 워크샵을 열어보고픈 분들이 있다면 수진님과 함께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이수진 contact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ujinlee.me

이메일         sujinlee.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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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위워크 페스티벌에서 강연중인 이힘찬 작가 - 남산 국립극장 / 2014


작가프리랜서 그리고


 숭실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직후마케팅 회사에서 스토리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마케팅에 대한 전체적인 일을 배우고 실행하며,후반에는 팀장으로써 열심히 업무를 이어갔다그러던 중 2013년 여름에 감정적인 아픔을 겪으면서 한동안 멘탈적으로 완전히 무너졌었고가을이 다가올 무렵내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일기형식으로 SNS에 감성적인 글과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4년 초예상치 못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출판 제의를 받았고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기 보다는 책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과감하게 회사를 퇴사했다멀쩡히 벌던 돈을 포기하고 이었던 책 집필에만 몰두, 2014년 8월 그림에세이 감성제곱을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다첫 작업이라 많이 지친 상태였지만, SNS 채널에 확보된 10만 명의 팬들 덕분에 바로 다음 책 제안을 받았고잠깐의 휴식 후 바로 집필을 시작했다. 2015년 3그림에세이 사랑제곱을 출간하며 동시에 로망이었던 개인 카페를 보라매역 근처에 오픈했다카페를  운영하며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여행에 대한 글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2016년 4사진에세이 오늘 하루낯설게를 출간했다.

 

 그 후로도 공방을 운영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치다가 현재는 모든 일을 정리하고사진 촬영/칼럼 연재/이미지(제작 등의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그리고 구독자 20만 명이 있는 카카오스토리 채널 감성작가 이힘찬을 중심으로매일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 스토리채널 감성작가 이힘찬



그렇게, 제주에 왔다.

 

 제주에 온지는 어느새 세 달차에 접어들었다제주에 오랫동안 있어야지-라고 어떤 명확한 그림을 그리고 온 것은 아니라서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도 적지 않다제주라는 공간은 예전부터 좋아했지만처음에는 여행지조금 지나서는 쉼터의 의미로 자리 잡았을 뿐어떠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마주하지는 못했었다그랬던 내가 제주에 머무는 동안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에 도전하며 전혀 새로운 시간들을 보냈다.

 

 처음 시작은 제주다움이었다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직업/성별/나이/분야가 다른 열 댓 명의 사람들이 한 달 동안 제주에서 함께 생활하며 교류 할 수 있도록 숙소와 작업 공간 및 특정한 기회들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평소 생활하던 공간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의 한 달은 그리 짧은 기간이 아니기에 걱정도 많았지만기존에 하던 일들이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편이라서 걱정 보다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청을 했다.

 

 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제주 체류의 목적이 필요했는데내 목적은 제주를 담은 작품의 연재였다제주에 여행으로 오는 사람들은 많지만,자기만의 방식으로 제주를 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제주에는 많은 매력이 있고제주만이 주는 에너지가 있는데,잘 몰라서 혹은 복잡해서알아볼 여유가 없어서 라는 이유로 누군가 거쳐 간 길만 쫓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그냥 어디가 예쁘고어디가 맛있고-가 아니라 제주에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제주에는 이런 힘이 있다는 것을 글과 그림 사진으로 전하고 싶었고그것이 내가 제주에 머물기로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였다.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처음 참가 했을 때 제공 받은 사물함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체류존 / 6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제주에 조금 더 머물게 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내가 몇 년 동안 만났던 사람들 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것이다물론 스쳐간 사람들이야 이전에도 많았겠지만한 공간에서 오래도록 서로를 마주하고 서로의 생각을 듣고서로에게 위로와 조언을 건네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그 자체만으로도 유익한 공부가 된다어떤 지식에 대하여 내가 모르는 파트내가 간과해온 것들내 생각이 아직 닿지 못한 부분이나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강제적으로가 아닌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배우게 된다그 방법이란 바로 소통커뮤니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나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작가이지만문학과 예술에만 시선이 꽂혀있어 사업에 대해서는 정말 1도 모르는 사람이다운영했던 카페도 손님들에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매출은 조금도 올리지 못했고오래 가지 못해 외부의 압력으로 문을 닫아야만 했다한 번은 내가 연재하는 작품에 사용한 폰트 때문에 110만원의 벌금을 내는 일도 있었다특정 분야에만 몰두하다보니자연스럽게 놓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그런데 제주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동안에는내가 생각했던 것이나 겪었던 것을 꺼내놓는 것만으로 수많은 피드백이 돌아왔다그게 감정적인 부분이든 일에 대한 것이든사람의 관계에 대한 것이든분야에 상관없이 필요한 답이나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그게 공동체가 가진 힘이고꼭 사업에 대한 얘기가 아니더라도그 생각의 나눔 자체가 유익한 교류였다.

 

 제주다움에 처음 참여했던 6월에는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늘 혼자 작업하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나는 제주에서도 당연히 혼자 움직이느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고 어울릴 자신도 없었다그런데 먼저 다가와주고 물어봐주고챙겨주는 사람들 덕분에 마음을 열고 그 공동체에 어울릴 수 있었고제주에 적응 할 수 있었다. ‘한 달을 같이 지냈으면 가족 아닌가요?’라는 6월 제주다움 참여자 김도연님의 말처럼, 7월로 넘어간 후에도 그들은 서로의 안부를 챙기며 위로하고 응원을 이어갔고서로의 필요부분이 맞았던 이들은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그 과정 자체가 너무도 자연스러웠고그건 아마도 제주라서 가능한 과정이었다제주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서로를 가까이 끌어당겨주는 힘 덕분이었다.



참여자 조해인 님과의 협업 콘텐츠 캘리 : 조해인 / 그림 : 이힘찬



연결고리, 벽을 허물다.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SNS에 제주 체류일기를 쓰고개인적으로 하고 있던 연재 일도 계속하며 사람들과 어울려 대화도 나누다보니 한 달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갔다적응하기에는 적합한 시간이었지만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에 내게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었다그래서 프로그램 연장 신청을 했고, 7월에도 한 달 더 머물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게 되었다. 6월에 사업하는 분들과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분들을 만났다면, 7월에는 나와 같은 혹은 비슷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제주다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민정 작가님부터 캘리 작가 조해인 님일러스트레이터 정희정 님침선장 전수 장학생 박미영 님이 있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그 대화 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교류가 일어났는데그것은 그저 작가로써의 정적인 활동만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재능과 콘텐츠를 이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교류였다.

 

그 교류를 통해 일어난 가장 직접적인 결과는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예술가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나의 경우에도 개인 채널에서 연재를 할 때지극히 개인적인 컨셉과 세계관이 있기 때문에 작품을 누군가와 의논 한다거나 의견을 반영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그랬던 내가 먼저 다른 작가의 작품 위에 내 생각을 입히거나내 그림과 다른 작가의 그림을 함께 넣어 작업하는 등의 시도를 했다제주라는 땅에서 만난 사람들과제주에서 얻은 방법들을제주에 있는 동안 실현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사람들 간의 소통이그동안 보지 못했던보려고 하지 않았던 연결고리를 찾아냈고서로의 세계에 세워져있던 벽을 허물어 버린 것이다.



참여자 조해인 님과의 협업 콘텐츠 / 참여자 정희정 님과의 협업 콘텐츠



제주라서, 참 좋았다.

 

 7월에는 유난히 사진과 영상을 많이 찍었다사람들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개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고이 특별한 만남과 특별한 시간들을 온전히 기록하고 싶다는 내 욕심 때문이었다. 7월 프로그램이 끝나갈 즈음그동안 찍었던 사진과 영상으로 8분짜리 영상을 제작했는데그 영상 끝에 넣기 위해 7월 제주다움 체류자들과 몇몇 센터 관계자분들에게 질문을 던졌다당신에게 제주다움이란?

 

 여기서 제주다움이란프로그램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했고각자가 가지고 있는 제주-다움을 의미하기도 했다그렇게 각자의 소중한 생각들이 영상 끝에 담겨졌고평범한 영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아래는 그 대답들 중 일부.



 어떤 일을 하든우리는 사람을 만나야하고무슨 일을 하든결코 혼자 이룰 수 없다앞으로의 모든 과정 속에 항상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그리고 그 일에 대한 추진력과 원동력을 위해 항상 쉼이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그 부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마주하고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그렇게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고노력한 만큼 또 쉼을 취하고지금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그 과정들을 배우고 시작한 곳이 제주-라서참 좋았다제주는 그런 요소들을모두 갖고 있으니까



7월 제주다움 참여 마무리 영상의 일부 캡처 화면



쉼과 도전과 만남과 성장, 제주

 

 나는 디지털 노마드의 뜻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처음 알았다내가 디지털 노마드에 속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나를 포함하여 제주에 체류하는 많은 이들이이곳에 머무는 동안 본인의 하던 일을 유지하면서 제주만의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그만큼 제주가 장소에 제한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예술가의 경우 제주의 많은 풍경과 만남들이 작품에 대한 수많은 영감을 준다면사업하는 이들에게는 제주가 어떠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혹은 보완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바로 시도해 볼 수 있는 곳인 셈이다.

 

 제주의 매력은여유에 있다높게 치솟은 각진 건물들과서로 밀치며 달려야하는 교통쉬는 것이 눈치 보이는 환경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넓은 바다와 경계가 헷갈리는 푸른 하늘과 아름답게 펼쳐진 숲 속 풍경들은 여유를 선물한다막힌 벽이 아니라 열린 길로 마주하다보니새로운 생각이 열리고 새로운 길이 뚫린다그래서 제주는쉼의 상징이고 도전의 상징이며만남 그리고 성장의 상징이다.



하도리 임군자 상군 해녀님의 가족과 함께. 뚜럼 브라더스, 한국기행 감독&PD, 일러스트레이터 정희정


 

 제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제주에서 더 많은 풍경을 마주하고 싶다. 그리고 더 많은 글과 그림과 사진으로 제주만의 진짜 매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무엇보다, 잠시라도 좋으니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의 그림을 다시 그려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이왕이면, 이곳 제주에서.





 


다음 글부터는 이힘찬 작가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Space에서 만난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기록하는, ‘J-Space 감성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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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pace 안녕하세요! 오늘은 바이크를 타는 개발자로 유명하신 애월조단 김대현님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대현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려요!


김대현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에 살고 있는 프리랜서 개발자입니다. 웹 개발을 주 업무로 하고 있고, 수도권에서 일을 받아 제주에서 원격근무로 일을 하고 있어요. 라이딩이 취미라서 바이크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최근에는 J-Space에 출퇴근하기 시작했어요.




J-Space ,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김대현 설명 드리기가 참 어려운데, 우선 저는 Back-end 개발자입니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그 프로젝트 안에 들어가는 개발자들이 쓰는 Component를 만들어요. 예를 들어서, 어떤 프로젝트가 있는데 거기서 메일을 주고받아야 한다면 메일 서버를 만들기도 하구요. 아니면 업무용 메신저 시스템을 써야 한다고 하면, 메세지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서버를 만들기도 하구요. , UI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툴이 있는데, 그 툴을 Cloud 버전으로 만들고 있어요. 모두 서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업무 형태는 프리랜서고 외주 용역 계약을 일을 하는데요. 보통 1년에서 6개월 단위로 계약하죠. 지금 회사A랑은 2년 정도 함께하고 있고, 회사B랑은 3개월 되었네요. 건 단위로 일을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연결되는 건 아니고, 대체로 원래 알던 사람들을 통해서 단기 계약을 하죠.

 

J-Space 제주에서 일을 하시게 된 계기가 따로 있으신가요?

 

김대현 특별한 계기는 없구요.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전, 다니던 회사(다음커뮤니케이션)의 본사가 제주에 있었어요. 제주에 이전을 쉽게 할 수 있는 지원 제도가 있었죠. 예를 들면, 언제든지 원하면 팀에서 이동하지 않고도 제주이전이 된다거나, 길진 않지만 정착할 수 있을 정도로 주거 지원도 해줬어요. 회사가 워낙 좋고, 당시 알던 사람들도 많이 내려와서 저 또한 부담 없이 제주에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에서 살고 있던 집 전세계약도 끝나가고 있었던 터라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차에, 회사에서 제주로 이전하는 제안이 있었어요. 1년 정도만 있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내려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심지어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고도 계속 있게 되었죠.

 

 

 

 

 

J-Space 가족 분들과 함께 내려오셨나요?


김대현 당시엔 아이가 없었을 때라서, 와이프랑 함께 내려 왔었구요. 5년 넘고 6년 가까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지금은 4살 딸아이가 있어서 집에서는 일을 안 하고, 보통은 돌아다니면서 마음에드는 곳에서 일을 해요. 최근에는 J-Space에 자주 오는 것 같아요.

 

 하루에 오전 한 번, 오후 한 번, 카페를 다녀요카페를 선택하는 기준은 커피맛도 중요하지만 일단 눈치가 안보여야해요. 앉으면 보통 3-4시간씩 있어야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도 힘들구요개인적으로 가장 괜찮았던 곳이,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쪽에 있는 스타벅스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 저희 집 근처 애월 쪽에는 카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오래 있지 않을 때에는 틈틈이 가는 편이에요. 용담 스타벅스도 자주 갑니다. 비교적 한가 한 편이라서^^.



 

 

 J-Space이번 달에는 저희 J-Space에서 많은 활동을 해주셨는데요~ 이곳은 언제부터 자주 이용하게 되셨나요?

 

김대현 이곳이 처음 생길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초반에도 저도 자주 왔었는데, 아무래도 Setup 단계다보니까 여기가 코워킹스페이스로 라기 보다는 행사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일하러 왔는데 예고 없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돌아가야 한다거나, 코워킹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았고, 일을 할 수 있는 쾌적한 곳은 안 되었던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뒤로는 안 오게 되었어요. 한참 지나서 다시 이곳에 몇 번 와보게 되었는데, 코워킹스페이스로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더라구요. 이달 진행되는 행사를 캘린더나 공지로 잘 소개되어 있고, 이곳에 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구요. 저처럼 혼자 일하는 개발자 분들도 종종 오시니까 만나면 반갑기도 하구요. 최근에 이곳이 더 좋아진 이유는, 저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타켓고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카페에서 저와 같은 손님은 눈치가 보이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곳은 왠지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는 공간인 것 같고 또 같은 영역의(개발자) 사람들도 지금은 많이 오니까 좋죠.

 

 최근에는 나름대로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만들었어요카페와 같은 일할 수 있는 곳을 몇 군데 정해놓고 다니거든요. 그때그때 다르긴 한데, 아무래도 정해진 공간이 없어 선택권이 다양해지면 뭘 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그런 것들을 선택하는 게 오히려 더 귀찮은 것 같아요. 그래서 가는 공간도 정해놓고 가는 게 훨씬 편하더라구요. 이따금 멀리 나가서 하는 것도 좋은데 매일 그렇게 하는 건 힘든 것 같아요.

 

 일하는 시간대가 자유로운 것은 프리랜서를 처음 시작할 적에는 좋았어요. 내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일과 삶의 시간 분배를 특권처럼 누렸는데, 이것도 몇 개월 지나니 별로 좋진 않은 것 같았어요. 처음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일을 많이 하고, 안 되는 시간에는 노는 게 효율적 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것은 단기적인 생각이었어요.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직장인들처럼 출퇴근 하는 것이 좋았죠. 나름대로의 시간을 정해서 말이에요.

 

 

 

 

J-Space 제주에서 리모트로, 그것도 혼자 일하시는 것에 대해 대현님이 느끼는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김대현 장점은 여유롭다는 거죠. 출퇴근시간이 서울대비 훨씬 적으니까요. 경치가 워낙 좋아서 여유롭게 일하는 것도 좋구요. 단점은 혼자 떨어져 일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 멤버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은 제가 직접 서울에 올라가야 하죠. 프리랜서라서 그런지 회사에서 근무하시는 프로젝트팀이랑 같은 팀원의 개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외주로 맡겨진 일하는 사람의 느낌이 강하게 들죠. 그런 부분은 은근 외로운 일이랍니다.

 

J-Space 그렇다면 제주에서 서울쪽 프로젝트팀 분들과 업무 네트워킹은 어떻게 하시나요?

 

김대현 프로젝트는 아예 업무용 툴이 있어서 그것을 쓰거나 메신저를 주로 사용 합니다. 회사에서 직접 만든 툴을 써서 진행도 하고 회의도 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용인데 외부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지요.

 

 온라인, 리모트워커, 현실적으로 장단점은 다 있고 만회할 방법들이 있어요.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만큼은 따라가지 못 하는 것이 현실이지만요.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비교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중간이 딱 좋은 것 같습니다. 3일은 모여서하고 2일을 따로 하는 식으로 말이죠. 팀원들과 모여서 할 때도 있고, 따로 할 때도 있는 방식을 병행하는 거죠. 실제로 그런 회사들이 있어요. 언제든지 자신이 원하는 곳(집이나 카페 등)에서 일을 하고, 사무실 안에 있을 때에도 몇 명은 사무실 밖이고 몇몇은 사무실 안에서 행아웃 등으로 회의를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일주일에 한 번은 같은 공간에 모두 모여서 일을 하기도 하구요.


J-Space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업무 방식으로 일을 하실 예정인가요? 혹시, 생각하시는 업무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김대현 지금은 우연히 연결된 프로젝트를 계속 하고 있는데, 이상적으로는 밖에서 받은 프로젝트의 비율을 줄이고 제가 하는 프로젝트로 수익을 내는 것이 관건이겠으나...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죠. 제가 잘 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도 있는 프로젝트였으면 좋을 것 같거든요.

 

J-Space 따로 생각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있으실까요?

 

김대현 저는 개발자 대상의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개발자 한정으로 쓰는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짤 때 소스코드를 관리해요. 소스코드는 일반 사람들이 볼 일은 전혀 없거든요? 그런 것들을 관리해주는 툴을 쓰고 있어요. 한글코딩도 비슷한 주제 중 하나구요. 개발하시는 분들이 좀 더 나은 환경으로 편하게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J-Space 자, 이제 애월조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요! 구글 검색창에 애월만 검색해도 대현님의 유튜브 채널이 바로 보이던데요! 하고 계신 취미생활이나 운영하는 사이트 자랑 부탁드려요.

 

김대현 제주에 올 때, 서울에서 타는 오토바이를 갖고 내려왔어요. 바이크에 짐을 싣고 배 타고 내려서 카카오까지 바로 출근을 했었어요. 출근하는데 제주항에서 회사까지 너무 라이딩하기 좋은거에요. 어쩌면 제주에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서 왔나보구나 싶을 정도로 타기 좋았어요. 서울에서도 늘 타고 다녔지만, 제주가 훨씬 더 쾌적했어요. 서울에선 타더라도 늘 차들 틈에서 달려야 했는데, 제주는 그에 비해 쾌적한 환경인 것 같아요. 경치도 너무 멋지고, 나 혼자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찍어서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게 유튜브 채널이었죠. 처음에는 경치만 올리다가 나중에는 안전하게 타는 방법에 대한 설명으로 올리다보니 의외로 흥하게 되어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미디엄 이라는 채널에는 개발 관련한 글을 주로 올리는데, 처음에는 심심해서 올렸어요. 회사 그만두고 프리랜서 하니까 업무적인 개발관련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글이나 동영상으로 개발관련 글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저 스스로가 알려지는 면도 있고, 제가 공부되는 것도 있고 좋았어요. 신기한건 조회수에 비해 의견을 남겨주시는 (댓글)분들은 거의 없더라구요. 오토바이글은 대충 올려도 조회수나 댓글은 좋은데, 개발관련은 댓글이 인색한 것 같아요. 제가 재미있게 쓰지 못 한 것 같기도 하지만요

 



 

J-Space 소통을 위해 운영하신 것 같은데, 그런 면에선 실패인가요?

 

김대현 그렇진 않아요. 새로운 개발자와 소통하는 면에선 꽝인데, 기존에 알던 분들이랑은 피드백이 오죠. 가끔 대현님이 올린 글을 봤어요!” 라고 인사를 주시면 J-Space에서 이야기할 꼭지가 되는 부분이죠. 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채널로는 성공한 것 같아요. 제가 여러 가지의 글들을 올려두면, 그 중에 하나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평소에 글 쓰는 것을 되게 싫어하는데, 최근에 많이 좋아진 거 같아요. 예전에 비해서 싫어하는 정도도 덜해졌고, 올리고 나면 재미도 있고요. 작은 피드백이라도 저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J-Space 7월에는 센터의 사업아이디어피칭데이사람도서관밋업도 진행하셨잖아요? 한글코딩으로요!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평소에 대현님은 조용히 공간에 오셔서 작업만 하시고 가셨었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조금 놀랐거든요.

 

김대현 재밌었어요. 일단 평소에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가 저는 사업이라기보다 개발자 플랫폼에 관심이 많아서 사업화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혼자 끙끙 고민하다가 진짜 가능성 보일 때 드러내야 관심 있을까 말까한 주제라서(한글코딩), 별로 생각 없이 있었는데 마침 J-Space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저에게 불을 붙여 주셔서 부득이하게 시작을 했는데, 의외로 너무 재밌었어요. 발표 준비를 하는 것도 평소에 늘 생각하던 거라서 자료도 충분히 있었고, 발표할 때 개발자 아닌 분들도 너무 잘 들어주시고 해서 재밌었고, 그 뒤로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단체에서 온라인 매거진에 글을 싣고 싶다고 연락 주셔서 하핫. 되게 재밌었어요. 준비하는 과정과 결과 모두요. 다만 우수아이디어로 선정되진 못했거든요. 예상했던 바 이긴 한데 뭔가... 거절 받은 느낌이라 마음이 아프지만, 투자 및 기대한 바에 비해서 좋은 결과인 것 같아요. 피칭데이는 기본 마인드가 투자 목적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입주 심사 자리도 아니라 기대치가 낮은 발표 자리라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매니저님이 Push 하셨던 사람도서관밋업은 처음에 정말하기 싫었어요. 한글코딩 이라는 주제 자체가 무르익지 않았고, 준비 되었다고 하더라도 설명하기 힘든 거였죠. 한글코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거든요. 특히나 제주에서.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부담감에 밋업을 열기 싫었죠. 근데 또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밌었어요. 일단 비개발자 분들이 함께 해서 좋았고 또, 호준님이 피드백 정리해서 알려주신 것도 좋았고 오히려 처음 배우는 사람들의 경우 한글로 코딩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을 뿐더러 어떻게 보면 실험인 거잖아요. 막연한 주장이 구체화된 느낌. 사실 제가 해야 할 일이죠. 이런저런 실험을. 그런데 그걸 대신 해서 알려주셔서 좋았죠. 제가 오히려 배운 케이스였죠.

 

 

 

 



J-Space 앞으로 J-Space에 바라는 점이나 본 공간에 오시면서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대현 지금도 충분히 잘 되어 있어서 딱히 생각나는 게 없긴 한데... 지금은 이곳에 계신 분들이 개발자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약간 공간 컨셉이 사업 위주다보니 그런가 모르겠는데, 프리랜서나 다른 직종의 분들도 많이 오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개발이 아니더라도 글을 쓰거나 디자인을 하거나 오신다거나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뭐.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외로 다른 영역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지도 못한 재미난 결과가 만들어 질 때가 있거든요.

 

J-Space 감사합니다. 대현님! 오늘도 멋진 바이크 타고 센터에 출근 해주셨는데, 이따가 퇴근 하실 때에도 안전한 라이딩 되시구요^^ 또 뵈어요! 앞으로도 J-Space 프로그램 적극 참여 기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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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https://www.youtube.com/c/애월조단

미디엄   https://medium.com/@hatem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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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을 좋아해서 여행 서비스를 만들었고, 데이터를 연구하고 싶어서 챗봇을 개발하고 있는 최승필님. 이미 그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나 알려진 사람 이었습니다. “<트립그리다> 개발자가 제주에 온다고?” 그러게, 제주에 왔을까요?

 

 

J-Space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멘토링 프로그램인 <런치합시다> 참여하셨는데, 인기가 많더라고요. 사람들 사이에 둘러 쌓여서.


 

최승필 제주에서 제가 좀 한가봐요. 제주가 기운이 좋은 것 같아요. <런치합시다> 때 만난 멘토님에게 사업계획서 까지는 아니고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지 소개 자료를 달라고 요청 받았는데, 아직 못 보냈어요. 어제 체류 지원 프로그램 마지막 네트워킹 발표자료 만드느라고. (웃음)

 

J-Space 그만큼 인공지능이나 챗봇이 요즘 사람들이 관심 키워드 같아. 최승필님은 관심을 가지게 기가 나요?


 

최승필 이세돌하고 알파고가 아웅다웅 하기 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지금 인공지능이 대세가 된 것이 이세돌과 알파고가 바둑을 했던 이후잖아요. 하지만 인공지능 관련 연구는 많은 곳에서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던 분야에요. 사람들이 그 전까지는 인공지능이 어떤건지 잘 몰랐는데,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 이후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크게 이슈가 된거 같아요. 저희는 전부터 <트립그리다> 라는 데이터 기반 여행 서비스를 준비 하고 있었어요. 데이터를 이용해서 개인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주고 일정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고, 그것을 요즘 챗봇이라고 불리우는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적용하고 있었어요. 저희가 개발 할 때는 아무도 이해를 못 하던 분야였어요. 소개 할 때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기능을 적용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대부분이 너희가 하는게 뭔지 모르겠다, 여행 서비스를 만드는거야, 만드는거야? 라고 되묻곤 했어요. 그런데 구글이 인공지능 기술을 내놨고, 지금은 4차산업이다 하면서 완전 트렌드가 되고 있어요. 페이스북이나 라인 같은 팅 플랫폼에 챗봇 기능들을 제공해 주기 시작하고 챗봇이 대중화 되고 있는 분위기에요. 저희는 오히려 타이밍이 맞은거죠. 원래 하려고 했었기도 하고 새로 만들려고 했는데, 페이스북 메신저와 같은 기존 플랫폼에 으면 되니까요. 페이스북, 라인, 레그램에서는 다 그 기능을 지원해요. 이제는 저 관심을 보여주세요. 너희가 하는게 이런거냐 하면서.

 

 챗봇은 시대의 름인거 같아요. 중국의 위챗 같은 경우를 보면 별도 필요 없이 다 되고 있어요, 결제도 다 되고. 저희 서비스를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다 나온 것이 대화형 인터페이스에요. 요즘엔 앱 다운로드 수도 줄어들고, 다운로드 받아도 삭제 수가 더 많다고 하잖아요, 필요한 앱만 쓰고. 그런데 채팅 같은 경우는 다 쓰잖아요. 카카오톡 쓰고, 페이스북 메신저 쓰고. 그래서 저희가 만든 앱 기능을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적용하면 앱을 별도로 다운받지 않아도 되고, 유저들이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 학습을 안해도 되니깐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들을 했어요. 사실 앱도 있긴 해요. 작년에 베트남 가서 필드테스트 해봤는데 안 쓸 것 같더라고요, 어려워서. 저희가 만든 앱인데도 기능들이 복잡하다 보니까 너무 어려운거에요. 그래서 계속 기능별로 분리하고 소 시키다보니,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붙이는걸 생각하게 되었어요.

 

 기능별로 챗봇을 만들다보니 반복되는 작업들이 많이 발생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좀더 간소화 시키면 어떨까 생각하다 반복작업들을 자동화 시켜주는 기능도 개발하게 되었어요. 이것을 더라고 소개해요. 빌더를 이용하면 코딩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별도의 코딩 없이 챗봇을 만들 수 있어요. 지금은 특정 업체에서 외주를 받아서 챗봇을 만들어 주잖아요. 근데 나중에 저희가 만든 빌더를 쓰면 기업이나 개인이 직접 코딩 없이 챗봇을 만들 수 있도록 진행해보려고 해요. 사실 아직까지 챗봇으로 비즈니스로 풀 수 있는 위가 장히 제한적이라고 보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주에서 그것을 한 번 실험해보려고 왔고요, 가능성에 대해서. 유행을 따르는게 아니라 순리대로 진행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멘토링 프로그램 '런치합시다'에서 온라인 여행 매칭 서비스 '트립그리다'와 챗봇 빌더 '봇그리다'를 소개하고 있는 최승필님>

 

 

J-Space APEC(제교육협력원)에서 진행하는 계대회에 심사 요청도 받았다고 했죠.

 

최승필 그게 제가 여행하다가 만났던 인도네시아 분이 계세요. 여행하는 도중에 제가 그 분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도와 드렸다가 친해졌어요. 그 분이 친한 한국인 지인을 연결해줬는데 그분이 그 APEC 관계자였어요. 그 분께서 제가 진행하는 과정들을 지켜 본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하는 작업들을 보고 심사위원으로 추천을 해주신거에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국제대회가 있는데,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그 당시 제가 심사를 할 만 한 능력이 안 될 것 같다, 영어로 심사를 해야해서 안된다고 거절을 했어요. 두 번째 제의 때에는 통역을 여 주신대요. 그래도 아닌 것 같았어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제가 사실 마음이 닫혀 있었어요. 혼자 개발 일을 한지가 오래 돼서, 제가 하는 일이 맞는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조금 어려웠었거든요. 구를 판단할 수 있는 입장도 위치도 아니고요. 좋은 제의를 저한테 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저 스스로가 닫혀 있어서내가 과연 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주에 와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기까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잘 하진 못하지만 내 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죠. 최근에 또 세 번 째로 제의 해주셨는데 저를 좀 더 배려 해주셨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한다고 했어요. 올해 8월 부산에서 진행하는 대회에 기술심사역으로 참여 할 정이에요.

 

J-Space 제주에 와서 마음이 열렸네요. 서비스도 그렇고, 만나는 사람도 그렇고 여행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여행 좋아하나봐요.

 

최승필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J-Space 회사도 다녔나요?(매우 의아함)

 

최승필 저 회사 다녔었어요. 사회인이었어요. 회사 그만두고 지금까지 번 돈으로 배낭 하나 메고 돌아다녔어요. 평소 꿈이었거든요. 군대 전역 후 떠난 배낭여행이 추억이 되어 치열했던 20대를 버티게 한 것 처럼, 30대를 맞이하는 저를 위한 선물이기도 했고요. 원래 1년 정도 생각하고 떠났는데 6개월 정도 돌다 다시 돌아왔어요. 단순히 여행의 적보다도 필드 테스트도 하면서 이것저것 현지에서 체크도 하면서 다녔어요. 나름 시장 조사겸 돌아 다녔어요. 나는 놀러온게 아니 라는 심정으로 다닌거 같아요. 제가 와이파이만 쓰거든요. 서울에서도 와이파이 잡아서 써요. 왜냐하면 <트립그리다> 서비스가 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데 우리나라는 어딜 가든 인터넷 잘 되잖아요, 해외에는 안되는 곳이 많아요. 인도 자이살메르 사막에서도, 안나푸르나 등반하면서도 와이파이 잡으면서 다녔어요. 테스트 해보고, 이런 것 필요할 것 같다 메모 해놓고, 한국 가면 어떻게 만들어야지 하고 구상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안나푸르나 내려오는 길에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소식 고 바로 한국와서 1년간 간병했거든요. 간병 하면서 시간을 지내다 보니 전에는 없었는데, 그 사이에 이미 제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들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그만큼 개인 여행이 활성화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생각을 했을거 같아요. 그렇다고 그냥 포기 하는것 보다 내 상황이 어쩔수 없는 상황이고,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게 없지만 어차피 시간도 있으니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평소 기획한 내용들을 부담없이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어요

 

 서비스 이야기만 했네요. 저 여행 좋아해요. 제 버킷리스트가 1위부터 5위가 다 여행에 관한 것들이었어요. 근데 퇴사후 1위부터 5위 버킷을 다 해봤어요. 혼자 배낭여행 해보기, 해외에서 한달 살아보기, 안나푸르나 올라가보기, 사막에서 별보기… 아! 하나는 실패했어요. 서른두살 이 전에 결혼하기였는데 이미 2년이 지났어요.

 

J-Space 여행 오래했고 좋아한다고 하니, 최승필님 여행 이야기가 더 궁금해요.

 

최승필 퇴사하고 6개월 간 여행 했어요. 안나푸르나 가기 전에 태국에 있었는데 에서 우연히 어떤 분을 만났어요. 제가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 지역 환경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요. 태국에 코끼리 트래킹 체험이 있잖아요. 코끼리 타고 트래킹하는 거요. 그런데 그런 코끼리들이 사육 당하면서 평생 고통을 받으면서 지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거부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반대로 코끼리 생태공원이란 곳을 가려고 했어요. 다쳐서 버려진 코끼리 들을 치료해주는 곳이에요. 코끼리 트래킹이 10만원이면 여기도 10만원이에요. 같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저는 타는 것보다 코끼리를 치료 하는 곳을 가고 었어요. 그 돈으로 이곳에선 치료 약을 사고 이를 요, 그 것도 돈을 지불한 사람이 직접이요. 저는 이 곳을 가려고 했고, 여행 중 만난 동생들은 트래킹을 하러 가려고 했어요. 일행들끼리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느 분이 에서 갑자기 주 사주고 싶다고 2병을 사주시더라고요. 거기가 빠이라는 동네였는데 그 동네가 작아요. 시나 다시 만나면 대접해드려야지 했는데, 다음날 길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그래서 약속을 잡고 저녁에 다시 만났어요. 그 분과 여행이란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가 이야기한 내용들이 공정여행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그분께서 많은 여행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은 청년들이 순수하게 공정여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신기하고 반가웠다고. 그래서 술을 사주고 싶었다라고 하셨어요.


 그 분이 저에게 승필이의 여행의 마지막은 어디가 됐으면 좋겠니? 라고 물으셨어요. 저는 안나푸르나 가는게 꿈이라고 했어요. 저는 안나푸르나는 전문가들만 가는건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 분이나는 너의 여행의 끝이 너의 꿈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드라마 속 대사 같잖아요. 근데 더 진건 바로 그 자리에서 려졌어요. 중국이랑 한국에 전화를 해서 팀을 꾸렸어요. 저 때문에요. 알고보니 평소 히말라야 트래킹을 하시던 분이셨더라고요. 두 달 뒤에 보자라고 하시고 우린 어졌어요. 그리고 두달 후 인도를 던 저와 그 분과 일행들을 네팔에서 만나게 되었고, 정말 안나푸르나를 함께 가게 되었어요. 열흘동안 어요. 안나푸르나 이스캠프에서 별보고 울었어요. 아직도 꿈인거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 순간 모든걸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제가 가고자 하는 꿈을 이뤘잖아요. 너무 기분 좋은 마음에 내려오는데, 전화가 70게 온거에요. 불안했어요. 무슨일이 있다는 직감이 들었어요. 한국에 전화하니 아버지께서 쓰러지셨다고 해요. 망적이었어요. 네팔 국내 항공편이 없어서 100달러 주고 시 타고 하게 카트만두로 넘어 갔어요. 설산을 택시타고 넘었어요. 그리고 중국 거쳐서 한국으로 들어왔어요. 진짜 미친 듯이 온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버지와의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거든요. 그러고 한국 들어와서 1년 정도 병원에서 아버지 간병을 했어요. 간병하면서 만든게 <트립그리다> 에요.

 

 

 

<온라인 여행 매칭 서비스 '트립그리다' 메인>

 

 

J-Space <트립그리다>라는 여행서비스가 참 어울리는 것 같아요. 4년간 혼자 했다고요.


 

최승필 1년간 병원에서 아버지 간병하면서 간병인 침대에서 작업을 했어요. 퇴원하시고 거동이 불편하시니 제가 집 근처를 벗어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집에서 케어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한동안은 아버지 곁에 있으면서 혼자 집에서 작업을 했어요. 중간에 이직 제의도 있었어요, 인터뷰도 했고. 그런데 근무지가 해외라서 어쩔수 없더라고요. 그때 인터뷰했던 곳에서 태국에 비즈니스 플랫폼을 런칭하는데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만났어요. 제가 태국에도 3개월정도 지내다 왔고, 개별적으로 여행 서비스 개발도 진행하다보니 추천을 받게 됐고 인터뷰를 했었는데, 아버지 케어 때문에 갈 수가 없었어요.

 

 그 후로 그때 인터뷰 하신 분 하고도 친해져서, 집에서 1년 정도 개발 하면서 다시 한 번 만났는데, 개발자가 집에서 개발하면 집중이 안되지 않냐고 했어요. 사실 개발자들 대부분이 그럴거에요. 저도 새벽 시간에 조용히 개발하고, 아침 6시나 7시쯤 자면 11시쯤 일어나요. 제 시간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그러면 또 아버지도 저를 안쓰럽게 보세요. TV에 청년 실업 문제 매일 나오는데 아들은 방구석에서 밤새 컴퓨터만 하니까, 아들 한 번 보시고, TV 한 번 보시고 안타까워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게 아니라, 나름대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건데. 당장 성과가 없으니 티도 못내고 그러다보니 눈치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아무튼 그런 상황들을 이해하신 그 분이 카페에서 작업을 하는게 차라리 낫지 않겠냐라고 해서 카페 3개월치를 충전해서 주셨어요. 나중에 제가 폰이 고장나서 전화를 못받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때도 개발자가 핸드폰이 이러면 되냐면서 핸드폰도 사주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무언의 압박을 계속 주시더라고요. 3개월 해보고 그때 가서도 아니면 그만두고 회사 다녀라였어요. 같이 일하자는 의미였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포기 하신거같아요. 저는 평소에 스타벅스를 다니지 않았고, 저렴한 커피 있는 곳 찾아다녔는데, 그 분이 스타벅스에서 결제를 해주셔서 제가 졸지에 된장남이 됐죠.(웃음)

 

 근데 카페에서 작업하는게 오히려 좋았던거 같아요. 제가 병원에서 1년 있고, 집에서 1년 있고 하다보니 대인기피증도 비슷하게 생기고 우울증 같은 느낌도 생겼었거든요. 그런데 내색은 못했어요. 아버지 케어할 때 방해될까봐. 그런데 카페에서 그걸 조금씩 극복했어요. 사람들 카페에 앉아 있으면 그 사이 빈자리에 앉지를 못했어요. 근데 용기 내서 앉아 보고. 그러다보니 이젠 내 집 같이 편해졌어요. 그렇게 2년 동안 카페에서 작업했고, 사무실은 따로 안 알아봤어요. 제가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모았던 돈도 다 쓰고 있으니까. 카페에 아침 열한시에 가서 저녁 열한시에 퇴근하고. 매니저가 저 되게 좋아해요. 아무 짓 안하고 한 자리에서 깔끔하게 일하고 가니까. 저는 퇴근할 때 카페 마무리하는거 도와주고 가요. 사람들이 놀랬을거에요. 쟤는 뭔데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하지?

 

 그리고 처음에는 혼자 시작했지만 지금은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저희는 서로 각자 지역에서 리모트 워킹 중이에요. 개발자들은 간섭 받는걸 싫어해요.

 

J-Space 하루종일 있는게 가능한가요?

 

최승필 사실 민폐. 사실 커피값 무시못해요. 수익 없이 버틸려니깐 진상이 되곤 해요. 그래서 직원분에게 여쭤봤어요. 근데 괜찮다고 치 보지 라고 해요. 오히려 려를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곤 했어요. 그렇게 친해지다보니 직원분 에 공대다니시는 생이 계시는데 가끔 자리 아서 저에게 업관련 고민도 이야기하시고 과제에 대해서도 물어보기도 하고. 옆자리에서 같이 공부도 하고 그랬어요. 제가 커피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일 아메리카노만 시키니깐. 다른것도 마셔보라고 메뉴판 들고와서 이것저것 설명도 해주시고. 나름 민폐고객은 아니었던듯해요. 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망원동 스타벅스가 독특해요. 거기에 1인 가구가 많아요처럼 개발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디자인, 상 작업하는 사람들도 많고, 대랑 합정에 스타트업이 은근 많아요. 1인 기획자, 1인 개발자 같이 1인 제작자도 많아요. 다른 스타벅스는 그렇지 은거 같은데 여기는 조금 특이한거같아요. 저 같은 사람들이 많나봐요. 가끔 동질감도 느껴져요. 그렇다고 저는 말은 못 걸어요. 을 가려가지고. 그런데 년 동안 매일 보는 분들이 계신데, 어느 순간 페이스북이나  지에 사진이 올라오더라고요. 뭔가 다 창조적인 일들을 하는 분들이셨어요. 처음엔 제가 눈치를 봤었는데, 다 그런 분들만 있다는거 , 이제는 근한다고 그래요. 스타벅스로 출근한다고. 직원분들도 좀 게 오면 오늘은 늦게 오셨네요라고 되물어요. 카페 매니저들이 마치 코워킹스페이스 매니저처럼 고객관리 잘해요. 제가 제주도 간다니깐 선물이랑 지도 써줬어요. 처음엔 설레였는데. 같은 업종에 계시는 분께 여쭤보니 단골 고객 관리라고 하더라고요. 아… 설레었는데….

 

 

<'망원동' 아닌 제주시 '이도동' J-Space 내 최승필님의 업무 공간>

 

 

 

J-Space 그런데 제주에서 지털노마드는 실패 했다고….

 

최승필 실패보다는 제가 개발자로서 제주에서 과는 없었던 것 같아요. 개발코드는 4 10줄정? 그 대신 다른걸 많이 했죠. 기도 하고 업무적으미팅도 많이 하고. 개발하는 부분원동 스타벅스 만큼의 성과는 없는것 같아요. 그러냐고 어보시면..  프로그램(체류지원프로그램 '제주다움') 없어지는데….()

 

 사람들이 무 좋았어요. 놀러다니고, 자연을 느끼. 경적으로 좋잖아요. 그리고 함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는 계속 혼자 개발을 해왔는데 이렇게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까, 이게 휩쓸려서라도 어울려야 하는게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고, 좋은 분들하고 좋은 많이 놀러다녔죠. 제주까지 와서 너무 일만 하면 해인 거 같아요. 잘 놀다, 다 가는거 같아요, 저는. 이 정도면 이 프로그램 없앨 수 있나요?(웃음)

 

 저 도 일주일치만 가지고 왔어요. 같이 지내던 분이 니폼 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입던 옷만 입었어요. 저도 그렇고, 주변 친구들도 그렇고, 일주일만 하고 서울 다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만약 제가 하는 업에 해가 상황이 되면 다시 서울 가야지 하고 거거든요. 첫날 함께 참여 하신 분들하고 인사하고 도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하다보니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루 정도 더 있다 까 하다가 까지 있어버렸네요. 서로에게 동기가 되었던거 같아요. 어쨌든 리가 제주에서 체류지원 프로그램으로 만났으니까, 끝까지 같이 해보자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되게 끈했어요. 유대감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는 개발자지만 개발에 대한 성과는 없었어요. 대신 업무적으로 많은 지 업체들을 만났고, 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었어요. 서울을 떠나 있으니 가운 자 제의 소식도 있었고, 제휴 제안도 있었고, 아직 진행형이긴 하지만 제주 오고나서 가 잘 리는거 같아요. 저한테는 기회가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서울에 있을 에는 연 제의나 서비스 발 제의가 와도 사양하곤 했는데, 제주에선 수용했던거 같아요. 서울가면 환경이 바뀌니까 여기서와 비슷하게 지낼 없겠지만, 오기 전 보다 마음이 열릴 것 같긴 해요. 원에서 간병하면서 상 느린 사람들만 보다가, 카페을때 사람들이 활기차서 리감이 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자기, 더 활동적인 사람들과 한 을 함께 보내니까 자연스럽게 그 에너지가 저에게도 긍정적으로 전달이 되었던것 같아요. 마음의 을 열었다고 한게 그런거에요. 저도 원래 은 사람인데.

 

J-Space 망원동은 번 놀러가보고 싶네요.

 

최승필 놀러오세요.

 

J-Space 근데 자꾸 인터뷰 하시면서 녹음기에 가져다 대시는데 거기 마이크 아니고 스피커에요.

 

최승필 사람이 허점도 있어야죠….

 

J-Space 인공지능을 다루지만 굉장히 인간적이네요.


 

최승필 제가 사실 자연어 처리쪽을 다루지만 문법을 몰라요. 그래서 문법 다시 배우고 있어요.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어요.

 

 

 최승필님이 개발 중인 여행서비스와 챗봇빌더도 흥미롭지만 제주에서 그를 만난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의 따뜻한 마음씨와 겸손한 유머에 반했다고 합니다. 그런 그를 닮은 온라인 여행 매칭 서비스 <트립그리다>와 챗봇 빌더 <봇그리다>의 행보를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이의 말과 의도를 최대한 살리되 읽기 불편한 부분은 조금 교정하고 인터뷰의 순서는 재구성 했습니다.

 

 


 

 

 

<트립그리다> 최승필 Contact

 

이메일          pil@tripgrida.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fortune2k

브런치          https://brunch.co.kr/@pilsogood

트립그리다    https://www.tripgrida.com

봇그리다       https://www.botgri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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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리모트워크를 실험하라는 명확한 미션을 가지고 온 플레이오토 진봉준님과 이재성님. 파트너의 성향과 업무에 따라 리모트워크가 어떻게 달라질지 한 달 씩 파트너를 바꿔서 실험해 봤을 정도로 꼼꼼하고 스마트한 콤비였는데요. 허나, 제주에서 너무 노는 것(?)처럼 보여서 회사에서 잘릴 위기라는데(...)

 

 

J-Space 플레이오토 자체에서도 리모트워크를 실험하고 있고 그에 따라 조직 개편이나 환경 개선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주에서 업무는 어떻게 해나가셨는지 궁금해요.

 

진봉준 저희 회사는 업력이 12년 정도 됐고 70여명 정도의 직원이 있는데요. B2B 개념의 사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설립 초기에도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다만, 수직적인 분위기가 존재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저희 대표님이 바뀌면서,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게 됐고요. 그 분이 가장 먼저 했던 것이 영어 이름 쓰는 것이었어요. 제가 회사에서 원래 서열 4위였는데 이제는 그런 직위가 없어졌어요. 그렇게 직급을 파괴하되, 업무 단위는 세분화 했고, 조직의 변화를 줬던거죠. 그리고 공간의 변화가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사무실은 가장 직위가 높은 사람이 가장 안쪽의 독실을 쓰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자리 배치를 다 파괴하고, 코워킹스페이스도 운영하고, 수직적인 문화에서 나오는 폐해들을 많이 없애려고 했어요. 회의실 탁자도 원탁, 지정자리도 테이블이 육각형으로 바뀌어서 팀 별로 앉게 되어 있고, 데스크탑도 없고 모두 랩탑으로 바꿨어요. 이렇게 지정자리를 두기도 하는데, 그 외에도 카페에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개인 책상이라는 개념을 없앴어요. 왜냐하면 개인 책상을 둔다고 하면 수직적인 구조가 그냥 나오니까.

 

 그리고 저희도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서 저희 개발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일할 수 있는 상황이 곧 다가올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아직 실험해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제주에서 실험을 해보는거죠. 리모트워크는 물리적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얼마나 그런 것들을 보완해줄 수 있는 장치가 있냐 하는것도 고려 해야 하는데, 저희가 컨퍼런스콜은 '스카이프'나 '행아웃'을 활용하고 있고요. '잔디' 같은 커뮤니케이션 툴을 쓰고 있어서 편하게 갈 수 있긴 한데 단점은 있어요. 어쨌든 텍스트로 전달이 되다보니 긴급한 상황에서 대면 하는 것보다 의사 전달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어요. 또 저희도 지금 본사 상황을 잘 모르고, 본사에서도 저희 상황을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들도 있을 것이고요. 다만 그게 툴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고, 내부 프로세스의 문제라고 여기고 있어서 과도기 안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