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가치 없어 보이는 것들을 새롭게 우려낸다’라는 합성어 Null-Tea는 게임으로 세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고자 하는 소셜 벤처 게임 스타트업입니다. 이런 예쁜 이름을 가진 스타트 업의 대표, 김신애님 역시 4월 체류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한달 간 제주에 체류했습니다.  ‘나는 정말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했지만, 제주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스스로의 변화를 느꼈다고 서슴없이 고백해줬습니다. 예민하고 솔직한 그,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았습니다.

 

 

J-Space 저도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데, 어떤 게임 좋아하세요? 

 

김신애(이하 티백) 과거 스타크래프트 광팬이었어요. 요즘은 가끔 STEAM 게임을 하고 있고. 게임 개발자가 되고 나서부터 게임을 잘 안는 것 같아요, 중요 한 건.

 

J-Space 전 스타크래프트는 잘 못했고 거상, 이런 아기자기한 게임들. 다크에덴이라고 뱀파이어 나오는게 게임. 요즘은 모바일 게임. 더룸이라고 방탈출게임 유료인데 엄청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티백 잠재적 고객님이시네요.

 

 

<널티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게임 제작 워크숍 “아주사적인게임 X MAKER”(왼),

실제  자신이 가진 소소한 목표를 게임 미션 형태로 수행하는 현실게임 “아주사적인게임 X PLAYER”(오)>

  

 

J-Space 제일 하고 싶던 얘기가 게임이었습니다! 사심토크로. 지금 기획 중인 게임이 또 위기 청소년과 관련이 있는데, 위기청소년과 게임이라 이 두 가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티백 사실 제가 처음부터 위기청소년들에는 관심이 있었던건 아니에요. 게임 개발만 좋아했었는데 2015년 스마일게이트에서 진행했던 YES! SMILE 공모사업에서 기술적인 게임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넣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워크숍 기획이 선정됐었고, 적합한 대상을 찾다가 위기청소년에게 주목하게 됐어요. 그렇게 이 녀석들하고 실제 함께하다 보니까 마음이 조금 아프더라고요. 어떤 한 친구가 눈에 되게 많이 들어왔어요. 워크숍이 끝난 후에도 제가 이 친구에게 뭔가 더 해줄 수 있는게 없을까? 게임을 통해 삶의 방향성을 만들어줄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들을 하다가 ‘아, 그럴 수 있겠다’ 라는 확신이 들어서 게임과 위기청소년, 이 두 가지를 조합해 회사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널티에서 개발 중인 보드게임 “뻐꾸기여왕과 허영의 둥지”(왼),

위기청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 중인 1인칭 강성 어드벤처 게임 "GOBACK"(오)>

 

 

J-Space 저희 센터 창업교육프로그램 J-Academy에도 참여를 하셔서 결과물을 좀 볼 수 있었는데, 독서와 게임을 또 조합했더라고요.

 

티백 게임이라는 것이 상업적인 토대에서 성장하고 있다 보니 재미를 만드는 요소에서 중독성을 강조한 구조가 생겨나고 있어요. 이 점이 게임개발자가 가지는 딜레마인 것 같아요. 저희 회사는 플레이를 하면서 재미도 가져가고 어떤 의미도 가져갈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에요. 그 중에 하나가 독서와 게임을 조합한 ALIVERARY 프로젝트인데요. 독서를 통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겨나길 지향하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 제 개인적인 즐거움랄까, 목표가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어떤 살인사건이 일어나서 추리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 있으면 재밌겠다 라는 생각이 시발점이었어요. 그런데 다들 말렸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하기에는 너무 자극적이다 라고요

 

J-Space 도서관과 살인,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이렇게 건너뛰어서 연결될 수 있는거지(...)

 

티백 처음에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추리할 수 있는 빅게임을 생각했었고, 추리니까 역시 살인사건이어야 재밌잖아요.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범인은 바로 너야! 이런거. 하지만 역시 살인사건은 너무 자극적이다라는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동안 봐왔던 좋은 책들을 선별하여 그것을 게임으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어설픈 버전으로 김포고등학교에서 그 첫 번째 테스트를 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진짜 재미있게 놀아주는 거에요. 그때 엄청 정신없이 놀고 끝난 뒤 모두 다 지쳤었던 것이 생각나요. 그래서 저도 너무 기쁜 거예요. 재미있게 놀아주니까. 그 뒤로 어느 온라인 카페에 저희 이런거 했어요 라고 글을 올렸는데 학교 도서관들에게서 저희도 와서 해주세요 라는 전화가 왔고,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게임은 이런 거에요. 다섯 권의 책을 사전에 저희가 도서관에 숨겨놔요.  그리고 각 팀에게 찾아야 될 책 1권을 랜덤으로 나누어 줍니다. 찾아야 되는 책들의 힌트는 도서관에서 찾아야 해요. 그러다 보면 내 팀의 것도 들어올 수 있고, 남의 팀의 것도 들어올 수 있는데 목표에 잘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팀과 협상하면서 계속해서 교환해 나가야 해요. 그리고 마지막, 책 제목을 맞추면 이기는 거에요. 힌트 안에는 책의 좋은 문구들을 발췌해서 적어 넣거나, 캐릭터 이름, 책의 정보들이 들어 있어요. 이런 게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그 힌트들을 굉장히 자세하게 들여다 보거든요. 이를 통해 책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요. 


 저는 책 전체를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기한테 맞는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지. 책 읽기를 강요하기 보다 게임을 통해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에요.

 

 

 <30인의 청소년들이 도서관(책이 있는 공간)에 모여 공간을 함께 모험하고,

서로 소통하며 협상하는 빅게임(오프라인 게임) 형태의 독서 교육 서비스 ALIVERARY>

 

 

J-Space 체류지원 초기에 힐링이 필요하다 했는데, 누구보다 ‘일’에 열중하는 것 같았어요.

 

티백 J-Academy(센터 창업교육프로그램) 때문이에요. 힐링을 첫 주까지 누구보다 제일 잘 하고 있었다고 자부했는데, 아침에 제주도 돌아다니고 저녁에 들어와서 일하고 그랬거든요. 일하는 시간은 한 네 시 간 정도밖에 안됐었고, 그 나머지 다 놀았어요. 그런데 J-Academy 딱 듣는 순간, 저의 헬게이트를 열어준 느낌? 일을 해야겠다는 뽐뿌를 막 저한테 주는 거에요. 제주도에서 노동 지옥을 맛봤어요. 그 뒤로 막 떠오르는 영감이 생겨서 일하기 시작했는데 방금 말씀 드린 도서관 프로젝트 ALIVERARY에 대해 사업적으로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열심히 했어요. 사실 저희가 하던 사업 중에 가장 반응이 좋았는데 제가 어떤 시점에서 이것을 크게 키워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2년동안 타진만 하고 있었어요. 공격적으로 진행해 봐야겠다라고 J-Academy를 참여했던 시점에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J-Space 개인적으로는 또 패턴북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스토리펀딩 카카오클래스도 듣고. 글쓰기나 출판 쪽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티백 책이 좋으니까 책 쓰는 것도 좋아해요. 그동안 썼던 책은 툴 위주였어요. 앞으로는 제가 느끼는 어떤 감정들을 에세이 형태로 쓰고 싶은데, 체류지원프로그램인 '제주다움'을 지원하면서 한번 실행해 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죠. 또 제주에서 추천해주신 전자책 모임에 한번 갔었어요. 그때 전자책도 출판해 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었고, 또 하나는 모임 멤버 중 한 분의 집으로 직접 초대 해주셨는데 그게 참 좋은 경험이었어요. 여기 제주 와서는 저와 환경에 많이 집중을 했었거든요. 제가 처음 보는 사람과 사귐을 잘 못해요. 여기 체류 같이 하는 분들과도 어떤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는데 거기 가서는 그 분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었어요. 그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거기서 나눈 이야기 덕분에 제주 와서 사람들한테 집중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제주에 산다는 건 약간 이런 느낌이겠구나 하는걸 많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게 그냥 되게 좋았어요. 느낌 적인 느낌. 어색하지가 않았더라구요, 낯을 엄청 가리는 제가 어색하지 않았다는 게 참 중요한 의미를 남깁니다.

 

J-Space 낯가리는거 못 느끼겠어요. 티가 안 나. 제주에서 좀 달라지신건가. 스스로 변화를 느꼈다 고 말씀하신게, 자기고백처럼 들렸어요. 제주에서 한 달은 어땠나요?

 

티백 제가 좀 아쉬운 게 사람은 1년 정도는 꾸준히 봐야지 말도 잘하고 그러는데, 한 달 가지고 네트워킹을 하기엔 저는 힘들더라구요. 이번에 느낀 거지만 제가 몰입 해야 될 때와 대화해야 할 때를 잘 구분 못 하겠어서 겉돌았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 작업하고 있을 때 가서 대화 걸기가 힘들었고, 또 제가 몰입하고 있을 때 타인도 그럴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게 참 타이밍인데 그걸 잘 못 잡겠더라구요. 그런데 (같은 체류지원자인)수정님은 그런걸 되게 잘하세요. 덕분에 이야기 할 수 있는 대상이 계셔서 적적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수정님이 되게 좋았던 것은, 문화예술인으로 체류지원 오신거라 대화가 잘 통했고, (같은 체류지원자인) 라임씨도 마찬가지였고요. 다른 IT쪽에서 오신 분들은 기술적으로 대화를 많이 하셔서 제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어떤 것을 공유해야 하는지 감을 잘 못 잡았었어요. 그게 너무 느지막히 안 것 같아요. 저도 지금 제주 체류 관련해서 블로그에 기록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저 분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걸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제 보니까, 이게 도움이 되는거였더라구요.

 

J-Space 맞아요. 직접적인 협업은 아니더라도 사실은 창작 과정을 끊임없이 공유해 줬잖아요. 그래서 그분들한테는 아, 이런 사람은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겠구나 또는 어떻게 창작으로 연결되겠네 하는 영감을 받는.

 

티백 네. 그 말씀하시니까 생각나는게 저는 영업하시는 분들 마인드를 좀 배운 것 같아요. 제가 사업을 하고 있으나 그런게 전혀 없었거든요. 어떻게 회사 일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서 사람들과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하는지 몰랐는데 체류지원 같이 하는 분들 보면서 아,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거구나 라고 대략 좀 알았던 것 같아요. (같은 체류지 원자인)봉준님이나 수정님 보면서도 그런 생각했어요. (같은 체류지원자 인)신용성님은 회사를 오래 운영하셨으니까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해서 제가 많이 여쭤봤거든요. 그 분의 리더쉽에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어요.

 

J-Space 저도 직장에서 저와 다른 직원들을 관찰하면서 많이 배우거든요, 제가 없는 부분들. 이미 스타트업을 리모트워크 방식으로 하고 계셔서 여기 함께 체류하는 참여자들에게 비슷하게 느낄 수 있었나봐요. J-Space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집중력이 대단하던데요.

 

티백 저는 좋았던 게, 사람들 다 빠져나가고 새벽에 J-Space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요.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리모트워크는 이번 기회로 자신이 생긴 것 같아요. 어딜가나 할 수 있겠다! 노트북과 타블렛만 있으면 어디든지 작업할 수 있겠다! 저한테도 좋은 테스트였던 것 같아요. 제 동생이 음악 하거든요. 제 동생한테 체류지원 해보라고 하려고요. 아직 대학생이에요. 한 번 오면 배울게 되게 많겠다 싶어요.

 

 

 체류지원프로그램으로 제주에 와서 창업교육프로그램 J-Academy, 사업아이디어 피칭, 카카오클래스까지 센터의 4월 프로그램은 모두 섭렵하며, 제주가 내뿜는 4월의 에너지를 마치 티백처럼 우려 드신 김신애님! 그와 진정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면, 생각보다 낯 덜 가린다는 걸 알게 될겁니다.

 

 

*인터뷰이의 말과 의도를 최대한 살리되 읽기 불편한 부분은 조금 교정하고 인터뷰의 순서는 재구성 했습니다.

 



<널티> 김신애 contact

 

이메일    designtea@naver.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eabagkim
블로그    http://designtea.blog.me
홈페이지 http://null-t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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