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1,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SPACE에서 공유한국의 오선미 대표를 만났다. 그녀와는 7월에도 제주다움프로그램에서 만났었다. 이번에 다시 한 번 기회가 되어 제주에 왔다고 하기에, 제주에서의 두 번째 달은 어떤 느낌인지 또 이곳에서의 업무는 어떻게 진행 되어 가는지 자세히 듣고 싶었다. 7월에도 지금도 제주의 이곳저곳을 열심히 영상에 담으며 중국에 알리고 있는 공유한국, 이 회사가 어떻게 시작 되었는지 먼저 들어보기로 했다.



# 한국을 공유하다


영상 콘텐츠 촬영 중인 공유한국춘천 / 2016

 


오선미 대학 졸업 후 중국에서 4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온라인쇼핑 관련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관련 경력 10년차가 되었더라고요. 지난 10년간 가까이에서 중소상공인들을 만나면서 내수시장 침체로 힘들어하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 결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었어요. 대기업에 판로를 뺏기거나 자금이 없어서 쓰러지고 있다는 현실을 자연히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중국관광객이 눈에 들어왔어요. 쓰러지는 한국의 중소상인과 늘어나는 중국 개별여행객의 연결고리를 찾고, 저질 한국관광 상품 및 여행을 개선하고 진짜 한국을 알릴 기회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창업을 했습니다.

 

 공유한국은 한국을 공유하다라는 의미로, 방한 중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진짜 한국을 알리고 싶어서 창업한 회사에요. 한국의 여러 장소(업체) 및 제품 등을 한국/중국에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여행과 관련하여 제작한 영상들은 중국 온라인사이트 3곳과 중국 온라인 블로그에 포스팅 하고 있어요.



오선미 대표가 간략하게 정리한, 지금의 공유한국

 


 그녀는 중국 관광객이 많은 제주에 오기 전에도 이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개인적으로 중국어에 대한 질문을 자주 했을 때도, 아무런 막힘없이 설명해줄 정도로 중국어에 능숙했다. 함께 일하는 배명옥 님(중국업무 총괄팀장)도 한국말이 굉장히 능숙하지만 분명 중국사람. 이 정도면 분명 중국과의 어떤 인연이 있지 않았을까.

 


# 중국과의 긴 인연

 

오선미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저는 어려서부터 사업에 대한 마인드가 있어서, 대학은 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상고에 들어갔어요. 3때 취업을 해서 나쁘지 않은 회사를 다녔는데, 대학을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그 당시 사회의 현실과 적나라하게 마주했어요. 그래서 회사를 1년 정도 다니다가 관두고, 다시 공부해서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제 성격상, 20대의 목표는 많은 경험과 도전이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에서 1년 반 정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것이 아닌 같은 업무가 계속 반복되다보니 조금 지루해졌어요. 내가 영어를 못하니까 차라리 이번 기회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나 갈까 싶었는데, 친구가 ‘10년을 해도 안 되던 영어가 필리핀 간다고 되겠냐며 새로운 언어를 배우러 중국으로 오라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바로 중국으로 넘어 갔죠.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하고, 바로 서울로 오려다가 또 한 번 친구의 제안으로 중국에서 취직까지 하게 되었어요.

 

 친구의 제안 하나로 바로 방향을 틀거나, 어떠한 결정을 바로 내리는 모습에 오선미 대표의 스타일이 확연히 담겨 있었다. 그녀는 경험과 도전이라는 목표를 망설임 없이 그대로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오선미 그곳에서 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친구에게 제안이 왔어요. 그 친구가 델 컴퓨터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 동네도 깨끗하고 일하기도 좋다며 면접을 보라고 했죠. 그래서 바로 제가 들어가게 될 팀의 과장에게 전화 면접을 보게 되었어요. 갑자기 전화로 저한테 아무거나 팔아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당당히 팔게 없는데요?” 라고 했어요. 그래도 아무거나 보이는 것을 팔아 보라고 하기에, 눈앞에 있는 DVD 플레이어에 대해 설명을 했어요. 그때의 답변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과장과 친구의 추천으로 그곳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처음 일을 시작 할 때 그곳의 부장이 저한테 여기는 100m 달리기 속도로 마라톤을 하는 곳이에요. 그걸 할 수 있겠어요?” 라고 물었는데, 저는 너무도 당당하게 재밌겠는데요? 좋은데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나요. 다행히 일에 금방 적응을 해서 금방 자리를 잡았고, 1년 반 동안 일을 했어요. 명옥씨도 그곳에서 만났고요. 그런데 제가기관지가 많이 안 좋아져서, 회복을 위해 3 7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J-SPACE에서 인터뷰중인 오선미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일단 자본 없이 시작 할 수 있었던 온라인 창업에 뛰어 들었어요.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렸고, 성공한 창업 선배로 특강을 하러 갔다가 강의를 잘 한다는 평을 들어 한동안 온라인 창업 강의를 하기도 했어요. 강의만 하면서 생활을 하다가 건강 상태 때문에 강의도 접고, 백수로 있을 수는 없어서 대학원(온라인쇼핑 MBA 과정)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쭉 온라인 관련 일을 이어온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을 때 중국 관련 업체에서 일을 하던 동생이, ‘중국 마케팅 관련해서 제대로 된 전문가가 없다며 언니가 하면 잘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주었고, 그렇게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좀 스토리가 길죠?


 확실히 그녀는 중국과의 인연이 깊었다. 중국에서의 경험들이 바탕이 된 덕분에 그만큼 제주에 찾아오는 중국 관광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그들과의 교류가 이루어져야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이름 그대로의 공유한국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서울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을 꾸려가던 그녀가, 제주다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 진짜 한국, 제대로 된 여행

 

오선미 중국 마케팅을 누군가 알려준게 아니다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한국 온라인에서 하던 데로 중국에 적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걸 어떻게 접근하지 생각하다가, 한국 여행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영상제작과 함께 블로그 포스팅을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걸 1년 동안 했을 때, 직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그동안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였고, 이제 진짜 비즈니스를 하자고. 그동안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중국 사람들에게 뭐가 필요할까? 고민을 하다가, 쇼핑에 치우쳐져있는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에 도움이 될 만한 효율적인 아이템을 생각해냈어요.

 

 선물을 사는 것에 시간을 다 소비하고 돌아가는 그들의 여행을 더 여행답게 해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었어요. 혹시 같은 방식으로 하는 곳이 있나 조사하다보니, 중국에 샤먼이라는 섬(제주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섬)에서 이런 시스템으로 이미 일을 시작했고,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어요. 중국에 분명 이러한 니즈가 있으니 이걸 제주에서 하면 좋겠다! 그때 처음 제주를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제주에 머물면서 더 조사하고 구체화시켜보면 좋겠다, 또 제주 현장을 돌아다니며 촬영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 그렇게 제주다움에 신청하게 되었어요.



7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김녕 해수욕장 / 2017

 


 7월 한 달 동안 제주에 머물렀던 일이, 그녀가 갖고 있던 아이템에 크게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발전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그녀는 배명옥 님과 함께 다시 이곳 제주로 돌아왔다.


오선미 7월에 제주다움을 하면서 가능성을 봤어요. 제 비즈니스가 이곳에 적합하다는 확신이 들었죠. 8월에는 서울에서 자료들을 정리했고, 제주에서 인프라를 구축해야겠다 싶어서 다시 신청하게 되었어요. 8월에는 이곳(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피칭데이에도 참여했어요. 제 사업 아이템에 대해 발표했고, 감사하게도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이 돼서 91일부터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 기업이 되었어요.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 한 것 같아요.



8피칭데이에서 자신의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는 오선미 대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 2017

 


# 제주에서, 카페에 누워서

 

 공유한국의 직원은 세 명으로, 7월에는 중간에 다른 한 명이 제주에 다녀가기도 했었다. 또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으며 업무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곤 했었다. 일부는 외부에 나와 있고 다른 직원과 떨어져 있는, 리모트 워킹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혹시 제주에 와있는 동안 어려움은 없었을까.

 

오선미 저희 같은 경우는 제주에 대한 자료와 콘텐츠가 필요한데, 서울에 있으면서 제주로 출장을 오려면 숙박이나 사무실이 없어서 비용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해요. 그런데 제주다움 덕분에 사무실과 숙박을 제공받으니까, 오히려 서울에 일이 있을 때 비행기 값만 내고 다녀오면 되니까 더 좋고, 효율적이더라고요. 일단 그게 제주다움 참여의 가장 큰 이점이었어요.

 

리모트 워킹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조직이 작기 때문에 가능 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난 1년 동안 운영해오며 각자의 역할이 확실해졌어요. 굳이 터치하지 않아도 각자 정해진 기간 안에 자기 일을 하게 된 거죠. 정해진 순서대로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한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일을 진행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명옥씨가 제주에서 촬영을 하고 자료를 공유하면, 서울에 있는 영성씨(영상콘텐츠 총괄)가 받아서 편집을 하고, 그동안 명옥씨는 다음 스토리를 기획하고, 또 추가 자막 작업을 하고, 포스팅을 하고. 제주에 있는 동안에도 아무 문제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일이 진행되었어요. 사실 처음 공유한국을 창업할 때도, 명옥씨랑 강남에 카페에서 일을 했었거든요. 단골 카페가 있었는데, 저희가 매일 첫 손님이었어요. 그 후 사무실을 얻긴 했지만 많이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편이었고, 그래서인지 제주에서의 업무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는 서울에서도 이미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혹시 제주이기 때문에, 제주만의 이점은 없었는지 물었다.

 

오선미 일단은, 주말에 차를 렌트해서 애월로 가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카페에서 일을 했어요. 집중이 정말 잘 되더라고요.



공유한국 직원들과 함께. 왼쪽부터 오선미 대표, 배명옥 팀장, 정영성 사원 제주 에코랜드 / 2017

 


 여행과 일을 동시에 했다는 말이었다. 분명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운 모습. 그리고 흔히 얘기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 인터뷰 중간부터 옆에 앉아 있었던 배명옥 님도 한 마디 거들었다.

 

배명옥 전제 조건은, 거기에서 잤다는 것. 카페에 누워서 잤어요. 너무 좋았어요.

 

오선미 쉬고 나니까 일이 더 잘 됐어요. 능률이 더 올라갔죠. 명옥씨도 이건 제주니까 가능하다고 너무 좋다고 얘기 하더라고요. 8월에 왔을 때 애월에 있는 펜션에서 혼자 묵었는데, 펜션 사장님과 얘기하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얘기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본인도 중국과 일을 한다며 이야기 좀 나누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협업 업체가 생겼어요. 제주에는 그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어디에 갔다가, 저 이런 일 해요, 그러면 어 그럼 나도 이런 일 하는데, 이런 부분 같이 할 수 있겠네요! 이런 과정. 연결이 참 잘 되더라고요. 놀러가고 여행을 다니다가, 비즈니스 파트너가 생기고. 그 소개가 또 다른 소개를 불러오기도 하고 참 좋았어요.

 

 제주에서의 만남은 혹 시작이 어려울지는 몰라도, 만남이 이루어지게 되면 그 형태가 서울에서의 일적인 만남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공유한국의 비즈니스 마인드나 갖고 온 아이템, 일하는 방식이 제주와 참 잘 어울렸다.

 

오선미 회사 규모가 작기도 하고, 각자가 각자의 일을 알아서 하는 것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미팅도 월에 한 번만 해요. 이 달에 어떤 일을 할 거다, 메인 스케줄이 나오면 각자의 역할을 스스로 감당해요. 본인이 자기 할 일을 정리하는 거죠. 자기 스케줄을 다 자기가 관리해요, 터치하지 않고.

 

  나는 그 얘기에 강한 긍정을 표했다. 그 부분이 디지털 노마드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하는 패턴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

 

오선미 그걸 할 수 있어야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킹이 가능한 것 같아요.



9월 제주다움 참여자들과 함께 간드락 게스트하우스 / 2017

 


# 제주도만의 시간

 

 인터뷰 당일 기준으로 이제 9월 체류도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마지막으로 질문으로 남은 기간 동안 회사 입장에서 그리고 개인 입장에서 얻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오선미  , 지금은 개인이 없어요. 회사의 목표가 개인의 목표죠. 진행 중인 비즈니스 관련 네트워크를 많이 쌓는 것이 목표에요. 물론, 여기서 제일 하고 싶은 건 마라도에서 짬뽕 먹는 것! 7월에 명옥씨랑 마라도에서 먹은 짬뽕이 너무 맛있어서, 9월에 꼭 다시 가기로 마음먹었거든요. 7월에 느낀 건데, 그냥 관광으로 왔을 때는 모르는 제주의 모습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걸 사람들한테 많이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어요. 제주에 왔으면 일단 마라도에 가서 짬뽕이랑 탕수육을 꼭 먹으라고 할 거고요. 두 시간이면 가니까! , 송악산 둘레길도 꼭 다녀오시고요.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마라도에 다시 간다고 하기에, 다음에는 나도 함께 하자고 얘기했다. 추가로 질문을 더 하려다가 그대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가장 제주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어떤 마인드, 어떤 아이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든 그 과정 속에 항상 있어야 하는 것이 충전이다. 각자가 갖고 있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만의 쉼, 각자만의 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 그것이 제주도 리모트 워킹이 가진 매력이자 선물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Recent posts